Old but New: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단복이 뭐라고, 『보이 스카우트』
에디터:유대란, 사진:신형덕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가 나오면 꼭 등장하는 2대 논쟁이 있다. 한 가지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 편을 가르기 위해 손등이나 손바닥을 내어 보여주는 ‘데덴찌’ 게임의 진짜 이름이 뭔지. 어느 동네에서는 ‘우에시다리’ ‘앞쳐 뒤쳐’ ‘되는대로 먹기’라고 했단다. 다른 논쟁은 보이/걸 스카우트 단복과 아람단 단복 중 뭐가 더 괜찮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단복을 입어본 애들은 자기네 옷이 더 멋있다, 폼이 났었다며 주장하는 가운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애들은 어느 단복이 더 구렸는지로 논쟁을 벌인다. 이런 쓸데없지만 즐거운 논쟁을 한바탕 벌이고 나면 느닷없이 속마음을 터놓는 애들이 나타난다. 사실 그 단복을 입어보고 싶었지만, 엄마가 돈 많이 든다고 시켜주지 않았다며.
교복을 입기 시작하면 유니폼이 지겹고 부자유스럽다는 걸 알게 되지만, 보이/걸 스카우트 단복을 멋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학칙과는 또 다른 규율에 따라야 하는 새로운 집단의 일원이 되어 소속감, 의협심을 배우는 한편, 유니폼을 입지 않은 이들과는 구분되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엄마에게 떼를 써서 짧게 걸 스카우트를 했는데, 다른 건 몰라도 ‘CAClub Activities’라고 불리던 특활 활동 시간을 앞두고 들뜬 마음에 옷을 갈아입었던 것만은 기억난다. 옷을 갈아입고 대단한 일을 했는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어렴풋한 기억에 ‘보장’이라고 불리는 6학년 상급생이 주도하고 부보장이 우리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보이/걸 스카우트 휘장에 얽힌 역사 같은 걸 들었던 것 같다. 여름에는 ‘뒤뜰 야영’이라는 걸 했는데 말 그대로 교내 뒤뜰에서 단체로 1박 2일 단체로 야영했다. 밤이 되면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우는 아이들이 꼭 있었다. 그러면 다정한 상급생이 달래주곤 했다. 그는 무지개 배지를 달고, 단복 하의로 청바지를 입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6학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