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Special: 특집 기사

The Most of the Most

글 Chaeg 편집팀

세상에 많고 많은 것이 책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책도 무수하다. 가장 작은 책부터 가장 큰 책, 가장 오래된 책부터 가장 기괴한 책 등등. ‘가장’이라는 부사가 붙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형태나 성격을 벗어나는 일들도 생긴다. 책도 마찬가지다. 2016년 여름 합본호의 특집 기사에서 책Chaeg은 ‘가장’의 정점에 서 있는 수많은 책을 찾아보았다. 책에 관해서는 언제나 할 말이 많지만, 여기에 소개된 ‘가장’의 책들은 책 역사에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꼭 남을 만한 특별한 책들이다. 이들의 특이함과 골수적임, 사악함과 추잡함, 끈기 있음 등에 감탄해보자. 그런 다음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에게 ‘가장’ 특별하고도 소중한 책은 어떤 것들인지를.

00 기록의 끝판왕, 성경
책에 관한 기록 중 가장 많고 기상천외한 기록을 보유한 책 중의 책, 이로 보나 저로 보나 단연코 어떤 책보다 주목받는 하나의 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경. 유대교와 기독교의 성전 66권을 모아 만들어진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신기록을 세운 ‘책 중의 책’이다. 성경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무려 약 2,400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다음을 차지한 책이 겨우 수백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을 뿐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기록으로 유추할 수 있듯 성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읽힌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많은 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가장 많은 살상을 불러일으킨 책이기에 가장 위험한 책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가장 많이 불태워지기도 했고, 가장 호화로운 보석과 금속으로 치장되어 숭배되기도 한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가장 유명하고 가장 널리 연구되며, 셀 수 없이 많은 버전과 판형으로 나오는 책, 세계 인구의 가장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인용되는 책이다. 신자들이 믿는 것처럼 성경이 계시에 의해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절대적이고 유일한 권위를 갖는다면, 이 책이 이토록 많은 기록을 보유한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각조각 모아져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진 성경이 이토록 끈질기게 다방면으로 인류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건 정말 무섭고도 씁쓸한 일이 아닐까?

01 세상에서 가장 비싼 책은 무엇일까?

01-1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애 30권 이상의 과학 저널을 기록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코덱스 레스터』다. 총 72장으로 구성된 다빈치의 노트는 천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수많은 이론과 아이디어, 관찰 일지, 연구 결과, 도면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책은 1719년에 처음으로 영국 레스터의 백작인 토마스 코크에게 팔리게 되어 ‘코덱스 레스터’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1994년에 경매에 나온 것을 빌 게이츠가 3,080만 달러에(한화 약 356억 원) 낙찰받으며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01-2 현대 책 중 가장 비싸게 거래된 책
J.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를 무찌르기 위한 결정적 단서로 사용됐던 가상의 책인 『비들 더 바드 이야기』는 아동 소설로 출판되었다. 하지만 시중에 출판되기 전에 롤링은 손수 제작한 7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저자가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림도 그려 넣은 이 책은 모로코산 가죽으로 양장했고 수제 가공한 은장식과 준보석이 박혀 있다. 7권 중 6권은 해리 포터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저자를 도와준 지인들에게 선물했고, 나머지 한 권은 아동복지단체 기금 마련을 위해 경매에 내놓았는데 무려 398만 달러(한화 약 46억 원)에 거래됐다. 그 주인공은 미국의 아마존닷컴이다.

01-3 귀금속과 보석으로 장식된 예술품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 The Confessions of St. Augustine, 18세기 초 희귀본과 골동책의 세계에서 아예 가격을 매길 수 없거나 유물로 간주되어 거래가 어려운 것은 바로 보석과 귀금속으로 덮힌 책들이다. 대체로 이런 책들은 아주 오래전에 제작된 종교 문서들이기 때문에 잘 거래되지 않고, 가격조차 가늠할 수 없다. 소개하는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은 종교 문서가 아니기에 좀 더 특별하다. 397년 히포의 주교였던 성 어거스틴의 참회록인 이 책은 18세기 초에 네덜란드의 어느 부호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지 전체가 금과 은으로 조각되어 있으며, 에메랄드, 자수정, 루비, 토파즈, 터키석, 아쿠아마린, 석류석 그리고 진주로 장식되어 있다. 현재 경매에 나와 있지만, 아직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서 가격 추정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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