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지은경
사진: THE ENCLAVE by RICHARD MOSSE
리차드 모스의 사진 프로젝트 ‘영토(The Enclave)’는 콩고에서 발발한 내전에 관한 끔찍한 증언이다. 5,4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적으로는 베트남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전쟁이었고 아프리카의 ‘제1차 세계대전’이라 불리기도 했다. 또한 이 전쟁은 우리 관심 밖의 나라라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잊혀지고 무시된 비극이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사진작가 리차드 모스는 전쟁 지역의 무장반군단체에 침투하여 폭력적 민족 학살과 성폭력의 현장을 낱낱이 파헤쳐 우리 앞에 던져놓았다. 그는 사진들을 적외선 필름으로 촬영했다. 적외선 필름은 오직 광합성 작용을 하는 식물의 녹색만을 붉게 물들인다. 사진 속 식물들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가 그러하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지만, 수풀 속에 숨은 적들을 빠르게 포착하기 위한 진짜 목적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