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책

Topic : 이달의 화제 한여름 밤의 책 에디터 : 김수미, 이석호, 전지윤 책 읽기 적당한 계절은 사실 가을이 아니라 여름 아닐까? 짓궂도록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실내에서 작고 간결한 동선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모든 것들이 저문 고요함 가운데 매미 소리와 선풍기 날개 소리만을 벗 삼을 수 있는 밤이라면 더욱 완벽하다. 끈적하던 바깥의 습기를 씻어내고,[…]

맛, 식감, 건강 말고

Topic : 이달의 화제 맛, 식감, 건강 말고 에디터 : 김수미, 전지윤, 정소영 음식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십중팔구 맛이나 식감이 어떤지, 혹은 이것이 건강에 끼치는 효능이 무엇인지 논한다. 실제로 이것들은 각 음식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꼭 우리의 입 안으로 들어와서 쾌감과 효용을 안겨줘야만 비로소 음식이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 밖의 이야기들은 재미없거나[…]

우정이라는 가능성

Topic : 이달의 화제 우정이라는 가능성 에디터 : 전지윤, 김광기, 김수미 여러 관계 중에서도 친구 사이는 유독 유연하고 한편으로는 긴밀하다. 무조건 영원을 맹세하려 들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멀어짐과 가까워짐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가끔은 우정을 위해 내 손해나 희생을 감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으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는 법칙은 꽤나 정확하게 적용된다. 두터운 유리구슬처럼 단단하지만, 자칫[…]

금쪽같은 우리 엄마

Topic : 이달의 화제 금쪽같은 우리 엄마 에디터 : 전지윤, 김수미, 방연주 언제나 그 자리에 당연히 있어줄 것 같은 엄마에게도 숱한 고민과 꿈, 방황이 있었을 것이다. 엄마도 때로는 도망가고 싶고, 말썽도 피우고 싶지 않았을까. 어떻게 엄마는 계속 엄마로 있을 수 있는 걸까. 내가 사라지는 듯 실존이 흐릿해지는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온 걸까. 지나온 시간과 수많은 흔들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워밍업

Topic : 이달의 화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워밍업 에디터 : 전지윤, 김영호, 김수미 어떤 운동이든지 적절한 준비 운동 없이 무턱대고 덤볐다 가는 오히려 탈이 나기 마련이다. 오늘날 건강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 대부분은 다소 맹목적이고 급진적이지 않은가 싶다. 남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는 이유로 뛰어들었다가 마음이 식기를 반복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영양제를 잔뜩 샀다가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기[…]

오늘의 만화

Topic : 이달의 화제 오늘의 만화 에디터 : 전지윤, 김수미, 이재민 근대 만화 연구자였던 데이비드 쿤즐David Kunzle에 따르면 만화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갖는다. 첫째, 칸으로 분리된 이미지들의 연속성. 둘째, 글보다 그림의 분량이 많을 것. 셋째, 대중적으로 전파가 가능한 인쇄 매체를 통해 재생산될 것. 넷째, 도덕적이며 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그러나 매체 및[…]

에로스가 쏘아 올린 물음표들

Topic : 이달의 화제 에로스가 쏘아 올린 물음표들 에디터 : 김수미, 박소정, 전지윤 플라톤의 『향연』에서 소크라테스는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철학이며, 그 시작점이 바로 ‘에로스Eros’라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열정과 육체적인 관계에 기반한 로맨틱한 사랑’을 일컬었던 에로스는 오늘날의 ‘연애’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지성이 가로되 모든 생명의 시작, 만고의 진리를 위한 첫 단추는 결국[…]

1.4kg의 작은 우주

Topic : 이달의 화제 1.4kg의 작은 우주 에디터 : 전지윤, 오혜진, 김수미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의학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영역을 세밀하게 밝혀냈다. 그러나 몸에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 우주, 뇌에 대해서만큼은 다 안다고 함부로 단언할 수 없다. 정교하고 이해 불가한 뇌는 오늘날 정복해야 할 마지막 대상이자 인간 존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사이[…]

친애하는 나의 정원에게

Topic : 이달의 화제 친애하는 나의 정원에게 에디터 : 전지윤, 정재은, 김수미 기원전 4000년, 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에 자리했던 역사 최초의 도시 우르크는 3분의 1이 정원과 공원이었다. ‘루스 인 우르베rus in urbe(도시 안의 시골)’라 불린 이 공간은 자연과 분리된 사람들의 삶을 보상하고자 마련된 것이다.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몸과 마음이 지치고 병들면 누구든 자연을 찾게 된다. 진화와[…]

오늘의 미술 사용법

Topic : 이달의 화제 오늘의 미술 사용법 에디터 : 전지윤, 김수미, 지은경 미술은 장엄한 미술관에 들어서야 만날 수 있는 것, 천문학적인 가격 탓에 극소수의 부유한 사람들만 소유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애호가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오랫동안 신성시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술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시선과 태도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의 부상, 온라인에서 활발히 교류되는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