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좀 하는 고양이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캠핑 좀 하는 고양이 글. 전지윤 자료제공. 한솔수북 네덜란드에 살았던 적이 있다. 고층 아파트가 없는 동네라 굳이 수상하게 고개를 길게 빼고 들여다보지 않아도 이웃의 정원이나 창가를 볼 수 있었다. 내가 살던 집으로 가는 길의 첫 번째 집에는 늘 창가에 머무르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오렌지에 가까운 색의 토실토실한 단모종 고양이였다.[…]

그냥 그런 하루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그냥 그런 하루 글. 전지윤 자료제공. 어린이작가정신 시원한 초록빛 바다를 배경으로 누운 두 사람, 도자기 색 피부를 빛나게 하는 붉은 머리카락과 선명한 빨간 옷, 파란 눈동자와 파란 비즈를 엮은 목걸이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여름의 잠수』를 기억한다면 일러스트레이터이 자 작가인 사라 룬드베리(Sara Lundberg)를 이미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바보[…]

푸르른 날의 전야제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푸르른 날의 전야제 글. 전지윤 자료제공. 길벗어린이 4월 그믐날 까만 밤 “사람들이 모두 잠자는 밤중이었습니다. 절간에서 밤에 치는 종소리도 그친 지 오래된 깊은 밤이었습니다.” 까만 밤, 말 그대로 반짝이는 별 말고는 눈에 띄는 것이 없는 그런 고요한 밤에 단발머리를 한 아이가 언덕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째서 혼자 나와 앉아있는 걸까?[…]

유행에 흔들리나요?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유행에 흔들리나요? 글. 김보나 자료제공. 책빛 햄토리라는 캐릭터가 한참 사랑받던 시절,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햄스터 두마리를 키웠던 적이 있다. 작고 앙증맞은 녀석들이 처음엔 귀여웠지만, 생각지 못하게 점점 불어나는 햄스터 가족을 감당하는 것이 힘들었다. 만화 영화 속 귀여운 캐릭터들과 달리 손이 많이 갔고, 새끼들은 점점 늘어났으며, 날이 따뜻해지자 햄스터 우리에서는 고약한[…]

텅 빈 시간 사용설명서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텅 빈 시간 사용설명서 글. 황유진 자료제공. 보랏빛소어린이 겨울 아침 6시. 아직 빛이 스며들지 못한 새까만 시각. 휴대폰 알람을 끄고 몸을 반쯤 일으킨 채 정신을 차려보려 애쓴다. 슬리퍼에 발을 꿰어 넣고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부엌에서 물을 한 잔 따라 천천히 마시며 서재로 간다. 창문을 살짝 열고 책상[…]

나의 작은 나무 인형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나의 작은 나무 인형 글. 김보나 자료제공. 우리아이들(북뱅크) 요즘 우리집은 아침부터 거실 스피커에서 정국의 ‘Dreamers’가 흘러나온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의 흥이 가시지 않은 나머지 우리 가족 기상곡이 되어버렸다. 월드컵 기간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흥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 4년마다 뜨겁게 달아오른 이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광장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니까 말이다. 그러나 월드컵은[…]

다정하고 상냥한 연결고리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다정하고 상냥한 연결고리 글. 황유진 자료제공. 고래뱃속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인사하던 아랫집 이웃이, 큰아이가 들고 있던 동화책 표지의 까만 고양이를 보고 “우리 까미랑 똑같이 생겼네” 하며 웃었다. 고양이 얘기에 아이들 눈이 쫑긋거리자, 잠시 기다리라 하시더니 자의 집 현관 앞에서 까미를 보여주었다. 정말 새까맣고 얌전한 고양이였다. 며칠 후 아랫집에서 인터폰으로 정중하지만 다급하게[…]

세상을 바꾸는 원피스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세상을 바꾸는 원피스 글. 김보나 자료제공. 나는별 어릴 적 유독 좋아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욕심 많은 임금에게 거짓말쟁이 재봉사가 와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옷을 만들어주겠노라고 제안을 한다. 완성된 옷이 눈에 보일 리 없지만 임금은 자신의 어리석음이 탄로 날까 두려워 눈에 보이는 척을 한다. 임금을 두려워한[…]

나만의 녹는점을 찾아서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나만의 녹는점을 찾아서 글. 황유진 자료제공. 오늘책 여름방학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슬라임 카페’에 처음 가보았다. 기본 재료인 물풀, 액티, 리뉴에 더불어 수십 가지의 색소 향료, 파츠까지. 그동안 선물 받은 한 가지 슬라임으로만 놀던 아이들의 눈이 한껏 똥그래졌다. 조물조물 말캉말캉 쫄깃쫄깃 척척! 일부 슬라임에서 검출된 붕산 성분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까봐 그동안[…]

환상 속으로

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환상 속으로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우리학교 여름 캠프를 떠나기 전날 밤. 옷가지와 세면도구를 챙기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며칠 밤을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긴장과 흥분이 묘하게 섞여 들었다. 막상 캠프에 도착하니 프로그램에 맞춰 생활하느라 집 생각날 겨를이 없는 듯하다가, 뜨겁게 내리쬐던 볕의 열기와 습기가 식어갈수록 왠지 모를 그리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