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하는,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돌아오지 못하는,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눈빛 사진. 김지연 “그럼, 와서 사진이나 찍지 와 쓸데없이 왔다 갔다 하노?” 1998년 나눔의 집에서 박두리 할머니가 무심한 듯 건넨 이 말에는 피로하고 지친 젊은이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깃들어 있다. 사진작가 김지연은 가혹한 역경을 감내하고 살아남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사진에 담으면서 자신이 비로소[…]

절망 속에서 틔워낸 행복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절망 속에서 틔워낸 행복 에디터. 전지윤 사진제공. 책공장더불어 “‘시로야, 사비야, 산책가자!’ 소의 밥을 챙기고 난 오후 시로와 사비, 마츠무라 씨가 산책을 나간다.(…) 산책을 하는 마츠무라 씨네 가족은 행복해 보인다. 이것저것 참견하느라 뒤처지는 시로와 사비도 마츠무라 씨가 부르면 냉큼 달려온다.” 싱그런 숲길을 따라 한 남자와 고양이 두 마리가 걷고 있다. 늘[…]

주근깨 빼빼 마른 소녀가 사랑한 정원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주근깨 빼빼 마른 소녀가 사랑한 정원 에디터. 지은경 자료제공. 지금이책 에디터 본인은 빨강 머리 앤을 80년대 TV만화 시리즈로 처음 만났다. 이후 앤의 사랑스러운 여정을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찾아 읽었지만 영상이 전해주던 섬세하고도 화창한 아름 다움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나머지 책 속에 띄엄띄엄 수록된 삽화들이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만화영화로[…]

예술 위에 앉아봐요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예술 위에 앉아봐요 에디터. 지은경 사진제공. 디자인하우스 좋은 옷을 입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고귀하게 거듭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니 별 다를 바 없어 보여도 100만 원이 넘는 청바지를 입고 혼자 만족하기도 할 테고, 시장에서 1~2천 원 오른 채소 가격에는 놀라면서 값비싼 옷값은 척척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 게다.[…]

Going, Going, Gone!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Going, Going, Gone! 에디터. 전지윤 사진제공. 마로니에북스 “값을 매길 수 없는 진주, 이미 떠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추모하며 이 진주를 보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전쟁이 끝난 뒤 부상자 치료와 요양을 후원하는 긴급자금 마련 행사에 자신의 진주를 기부했다. 이 기부 행렬에는 왕족과 귀족은 물론 형편이 넉넉지 않은 대중에 이르기까지[…]

저절로 붉어질 리 없는 삶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저절로 붉어질 리 없는 삶 에디터. 전지윤 사진제공. © 몽스북, © 열매문고 여기 아주 다른 두 사람이 있다. 경솔한 줄 알면서도 속계의외적 구분을 적용한다면, 한 사람은 화려하고 다른 한 사람은 소박하다. 두부를 반듯하게 반으로 자르듯 두 사람을 감히 나눠본다면 말이다. 이들이 각각 펴낸 수필집도 굳이 구분하면 이렇다. 한 사람은 오렌지맛[…]

그때 그 시절의 웃음풍경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그때 그 시절의 웃음풍경 에디터. 지은경 사진작가 김기찬 사진제공. © 눈빛 1970~80년대, 전쟁이 끝난 뒤 일상이 안정을 찾아가고 새로운 희망과 열망이 삶에 스며들던 그 시절. 골목 안이나 역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다닌 사진작가가 한 명 있었다. 그의 사진 속에는 개발되기 이전 서울의 풍경들, 부족한 형편 가운데서도 웃음을 찾으며 지금보다 훨씬[…]

뜻밖의 정돈된 일상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뜻밖의 정돈된 일상 에디터. 지은경 자료제공. 스테판 글라디우 © Stéphan Gladieu 북한 사람들은 무얼 하며 명절을 보낼까? 생일에 파티를 할까? 어떤 연애를 할까? 불륜의 현장을 목격한 배우자는 상대방을 어떻게 응징할까? 왕따나 은따가 존재할까? 우리는 북한을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철저하게[…]

가장 빛나는 지금 이 순간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가장 빛나는 지금 이 순간 에디터. 지은경 자료제공. © 안웅철 한때 우리에게는 원하는 곳 어디로든 도달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그것은 엄청난 속도로 기술을 발달시킨 인간이 응당 누리는 권리이자 특권이었다. 그토록 빛나던 특권은 남발되었고, 이제 우리는 아무 곳에도 마음껏 다니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마주했다. 그래서일까? 특별할 것 없던 타국의[…]

말코비치? 말코비치!

Inside Chaeg:Art 책 속 이야기:예술 말코비치? 말코비치! 에디터. 전지윤 사진. 산드로 밀러 © Sandro Miller 여우처럼 가늘게 정리한 눈썹, 위를 올려보는 큰 눈망울, 그 위로 마스카라를 두껍게 발라 말아 올린 속눈썹은 마치 왕관 같다. 애처롭게 눈을 굴려 만든 눈물 자국은 과장된 연기일 뿐, 진짜 슬픔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으로 알려져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