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김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오이김 Editor.허재인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문학사상사 싱크대에 올려진 채반에 오이 두 쪽이 있었다.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오이에서 희한하게 해조류의 비릿하면서도 푸릇한 향이 났다. 오이를 만져봤다. 제주도의 울퉁불퉁한 바위가 떠올랐다. 시원했다. 여름이 온 것일까? 책장에서 여름의 향이 묻어 있는 책을 골라봤다. 손에 걸리는 책이[…]

쏟아질 듯한 하늘의 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쏟아질 듯한 하늘의 별 Editor.전지윤 『별하늘이 좋아』 고마이 니나코 지음 최춘성 옮김 혜지원 “황금연휴, 밤하늘에 별똥별 비처럼 쏟아진다” (2020. 04. 30 YTN) “코로나19로 맑아진 하늘에 ‘유성우’가 온다” (2020. 04. 20 서울신문) “내일(5일) 밤, 눈 호강 제대로 시켜줄 영롱한 ‘별똥별’ 쏟아진다” (2020. 05. 04 인사이트) 핸드폰으로 이런저런 뉴스를 검색하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Editor.김정희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유현준 지음 와이즈베리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와 윗집에서 엄마를 기다린 날들이 많았다. 나는 윗집에서 조용히 동화책 읽기에 심취하곤 했다. 대부분 마음씨 고운 사람의 희생이 이야기의 끝을 빛나게 장식하는 이야기였다. 북두칠성 이야기도 그렇게 기억한다. 가뭄이 심하게 든 해에 착한 소녀가 병든 노모를[…]

하늘의 별과 땅의 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하늘의 별과 땅의 별 Editor.윤성근 『한밤이여, 안녕』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진 리스Jean Rhys의 이 재기 발랄한 소설은 줄곧 밤을 이야기하고 있으면서도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에 대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다. 딱 한 번 그런 장면이 있다. 그냥 별이 아니라 아주 커다란 별이다. 주인공 사샤와 친구들은[…]

생각하는 별에 산다는 것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생각하는 별에 산다는 것 Editor.김복희 『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김상욱 옮김 오멜라스 가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별이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한다. 연일 더위가 이어지는 나날인데 새벽 무렵 묘하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식힐 때, 먹을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집에 작은 생명들이 생겨나 아침이면 죽은 채 발견될[…]

지금 우리 곁에 반짝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 2020 지금 우리 곁에 반짝 Editor.이주란 『이 별에서의 이별』 양수진 지음 싱긋 스무 살 때 선운사에 갔다가 별을 본 적이 있다. 친구와 밤산책을 나온 길이었다. 나름 시골 출신이라는 약간의 자부심이 있는데, 정말이지 그렇게 밝고 많은 별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 수 많은 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졌다. 깜깜해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