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일본식 발음으로 읽으려니 ‘浪漫’이라 표기하고 우리는 이를 ‘낭만’이라 읽는다. 그 어원은 불어의 ‘Roman’, 즉 소설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Roman’이라는 단어는 ‘로마적인’ ‘로마인’ ‘로마의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유럽 중세시대 때 사용한 ‘로마어’에서 그 어원을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다. 당시 라틴어는 텍스트에 주로 사용됐고 대화를 할 때는 로마어를 사용했다. 특히 라틴어는 종교와 글을 읽는 특정 계층에서만 사용됐기에 이를 이해하고 읽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대중에게 글을 보급하기 위해 대화로 사용되던 로마어를 책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종교 문서에서 시작해 내레이션이 많은 이야기들이 로마어로 기록됐다. 또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점차 기록됐다. 이것이 바로 로맨스가 탄생한 배경이며 로마어에서 점차 변화되어 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발전한 과정이다.
인류, 연애를 시작하다 에디터:지은경
인류가 연애를 연애라고 말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엔 이 야릇한 감정에 대한 단어조차 없어서 엉뚱하게 불리고 이것이 마치 사업이나 전쟁의 계략을 짜는 일처럼 연구되기도 했었다. 역시나 특정 계층의 사치 품목이기도 했고 문화, 특히나 문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렇다면 연애는 인류사에서 언제부터 존재하게 된 걸까?
인류의 시작부터 연애가 생겨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연애가 인류사에 등장한 것은 그리 먼 옛날이 아니다. 연애는 자유의지로 마음을 서로 확인하고 표현하는 행위로서 성적인 접촉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엄격한 규율과 전통으로 뭉쳐져 있던 과거 사회에서 연애는 숨겨져 왔고 금지돼 왔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농사를 짓고 살아야 했던 인류 초기 역사에서 연애의 발자취는 찾기 힘들고 본격적인 연애의 사회적 보급을 찾을 수 있는 시점은 19세기에 와서다. 그렇다고 연애의 감정이나 연애 놀이가 19세기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전 로마시대 때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상대와의 감정 놀음, 사랑하는 방법이 마치 기술을 가르치듯 서술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매우 한정적인 계층에만 해당됐을 뿐 당시 사회 안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또 중세시대 때는 사랑과 결혼이 엄격히 분리돼 있었다. 따라서 금지된 사랑, 혹은 불가능한 사랑 이야기가 더욱 많았다. 지배계급의 사랑을 ‘궁정식 사랑’, 피지배 계급의 사랑을 ‘시골식 사랑’으로 분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