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일론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August, 2016 사랑해요, 일론 Editor. 신사랑 타임머신이 있다면 설사 핵 종말이 올 미래일지라도 과거보단 오직 미래로만 가고 싶다. 기술이 인류를 구할 것이라고 매우 강렬히 믿는 전형적 ‘테크노유토피안’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읽었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애슐리 반스 지음 김영사 미국인은 머스크 덕택에[…]

섬세한 문체가 전해주는 인간 내면의 감정들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uly·August, 2016 섬세한 문체가 전해주는 인간 내면의 감정들 Editor. 지은경 농사에 관한 작은 잡지를 만들며 만났던 농부들을 보며 자신이 놓치고 있는 본질이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것을 내려놓을 마음도 없는, 즉 이도 저도 아닌 경계선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 있는 것 같아 심장이 자주 벌렁거린다. 『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그럴 수 있을 때 어슬렁거리기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그럴 수 있을 때 어슬렁거리기 Editor. 유대란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나가이 가후 지음 정은문고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유럽 대도시에 살았던 ‘놈팡이들’이 있었다. 인상주의 작품에 행인의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들은 자본주의의 전성기에 급속도로 확장하기 시작한 근대 대도시의 스펙터클한 장면을 목격하고, 도시 산책을 즐겼던 한량들이었다. 보들레르와 벤야민은 이들에게 ‘플라뇌르flâneur’라는[…]

뻔하면 어때? 내 로망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뻔하면 어때? 내 로망 Editor. 이수언 『카페 프란스』 정지용 지음 아티초크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라는 오은 시인의 시구처럼 우리는 상상 속에 사랑하는 분위기를 하나씩 갖고 있다. 즐겁게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내 상상 속 배경에는 항상 책이 있다. 그 모습은 계절마다 달라진다. 초가을이라면 모름지기 나무에 기댄 채 시를[…]

다독여주어 고맙다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다독여주어 고맙다 Editor. 김지영 『오늘따라 詩詩한 그대에게』 P-AGE 편집부 지음 P-AGE 나는 가끔 해가 중천이어도 새벽 감성에 빠진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 연인의 기억과 그 감정들이 몰아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짙은 감성의 그림자가 진다. 이 감성의 그림자를 위해 시집을 들고, 펴고, 읽다 보면 내 마음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글귀들[…]

여자도 몰랐던 여자의 몸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여자도 몰랐던 여자의 몸 Editor. 박소정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 나탈리 앤지어 지음 문예출판사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장손의 첫째 딸로 태어나 할머니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의 큰 아쉬움을 샀다. 아들을 못 낳은 게 죄도 아닌데 엄마는 죄라도 지은 것처럼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리셨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남동생이[…]

나는 페미니스트와 결혼하기로 했다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나는 페미니스트와 결혼하기로 했다 Editor. 한진우(메디치미디어 편집자) 취미는 사무실에서 보이는 청와대 지붕을 보며, 국정원에 끌려가기 딱 좋은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 신입사원 김 군에게 강탈당한 (주)메디치미디어 제일의 ‘미친 자’ 칭호 탈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창비 어느 시골 학교에서 벌어진[…]

섣불리 딸에게 공주라 부르는 엄마들에게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섣불리 딸에게 공주라 부르는 엄마들에게 Editor. 김지영 할 수 있는 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아침에 일어나 멀뚱멀뚱 눈만 뜬 채 천장을 바라보다 밥 먹을 때만 이불 밖으로 나와 밥을 먹고 또 이불 속으로. 딱 겨울잠 자는 개구리. 침대에 너부러져 자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신데렐라가[…]

누구의 무엇도 아닌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누구의 무엇도 아닌 Editor. 박소정 불안한 표정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고양이를 보면 일단 ‘야옹’ 하고 인사부터 하는 고양이 덕후. 눈보다 귀가 발달한 편이라 소음을 피하기 위해 항상 BGM을 틀어놓는다. 『와일드』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나무의철학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한 발 떨어져 보면 매일[…]

저항과 향유의 틈바구니에서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September, 2016 저항과 향유의 틈바구니에서 Editor. 유대란 몸에 나쁘고 후회가 예정된 일들에 투신한다. 소독차를 보면 쫓아가고 비 오는 날 나는 기름 냄새를 좋아한다. 위스키에 나물 안주를 먹을 때 행복하다. 『혼자 살아가기』 송제숙 지음 동녘 혼자 사는 데는 비용도 품도 많이 든다. 일단 주거비가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공과금, 식비를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