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지성인 코스프레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November, 2014 가을에는 지성인 코스프레 Editor. 유대란 미모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만큼 달라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성인 코스프레는 약간의 노력으로 가능하다. 문화와 취향의 상하를 나누는 것이 윤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그르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 마음속에는 지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경계가 뚜렷이 자리잡고 있다. 아침 드라마, 아이돌은 좋아하지만 그것은 경계선 하부에 위치하고[…]

너드덤(Nerddom)에 입문하기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November, 2014 너드덤(Nerddom)에 입문하기 Editor. 신사랑 2000년에 등장한 미국 수사 드라마 ‘CSI’를 선두로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할리우드식 수사극들을 보면 항상 등장하는 캐릭터 원형이 있다. 그들은 컴퓨터 해킹 천재들이며, 모든 테크 관련 능력자인 데다, 웬만한 과학분야 전반에 박사학위급 지식을 선보인다. 이렇게 엄청난 지식의 양과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수사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November, 2014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ditor. 지은경 “내가 아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뿐”이라는 노랫말이 있지만 사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것을 아는 일이 아닐까? 미디어에서 항상 떠드는 말들은 “긍정의 힘을 믿어라” 혹은 “노력하고 끈기 있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올 것이다” 혹은 “삶에 정답이란[…]

냉소적인 사람이 겨울을 준비하는 법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4 냉소적인 사람이 겨울을 준비하는 법 Editor. 유대란 12월이 와버렸다. 빳빳하고 반듯한 새 다이어리에 새해 계획을 적을까 하다가도 매년 지키지 못한 반복되는 다짐과 문구들이 떠오르며 작아진 자신과 마주하는 징글징글한 달. 선배의 의리 없다는 한마디가 걸려 송년회 자리에 나가면 술이 센 탓에 끝까지 살아남아 너저분한 주사 테러를 당한다. 그러면서 결국[…]

Airplane Books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4 Airplane Books Editor. 신사랑 여행이 잦아지는 시기인 연말연시,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만 떠나기에는 장거리 비행의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크다. 징징대는 아이의 울음 소리, 몇 시간이고 가시지 않는 기내식 냄새, 그리고 3~4시간은 기본인 경유지 대기 시간까지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무릎이 닿을 정도로 좁은 좌석과 웅웅 대는 비행기 엔진[…]

한 해를 치유하기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4 한 해를 치유하기 Editor. 지은경 2014년이 저물고 있다. 슬프고 비통한 소식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온 한 해였다. 그 많은 비보들을 접하며 우리는 얼마나 비겁했고 경솔했으며 안타까웠었나. 어느덧 우리는 힐링이라는 말을 “안녕하세요”만큼 쉽고 편하게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섣부르게 누군가를 위로하고 치유한다고 믿는 것이얼마나 어리석게 느껴지고 진실성 없어 보이는지[…]

좀 진지하면 어때서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5 좀 진지하면 어때서 Editor. 유대란 진지함의 수난 시대다. 진지함은 뜨거운 것, 심각한 것과 결부되고 철 지난 부츠컷 청바지나 전단에 쓰인 궁서체처럼 조금은 우스운 것이 됐다. 지금은 ‘쿨함’이 추앙받는다.나랑 상관없는 그 무엇에도 깊고 심각하게 연루되지 않고 오지랖 떨지 않게 하시며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게 하소서, 아멘. ‘쿨함’은 편리하다. 어떤 문제나[…]

영국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마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5 영국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마 Editor. 신사랑 아무리 좋은 번역이라 해도 원작을 완벽하게 재현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단어들의 조합을 충실하게 의역해 본다고 해도, 문화적 배경과 뉘앙스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원체에 가까운 매끄러움을 유지하는 문장을 만들어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어려운 것을 벗어나 아예 비현실적이라고 할 만큼 번역이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문학[…]

아무리 더해도 과하지 않고 멋있는 지적 사치품 책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5 아무리 더해도 과하지 않고 멋있는 지적 사치품 책 Editor. 지은경 ‘한 해를 어떻게 시작할까’라는 식의 글은 전 세계에서 출판되는 모든 잡지 1월호의 주된 내용을 이룬다. 숫자만 달라졌을 뿐, 어제에 이어 오늘이 시작됐을 뿐인데 우리는 언제나 1월이라는 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한 해를 멋지게 보낼 수 있는 방법. 2015년[…]

음악 좀 듣는다는 당신

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March, 2015 음악 좀 듣는다는 당신 Editor. 유대란 왜 그런 경험 있지 않나. 주말 밤 LP바에 가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신청 곡을 사이 좋게 써 냈는데 내 곡만 나오지 않아 낙담하는 경우. 맥주를 들이켜며 인내심을 발휘해도 영영 당신의 곡은 나오지 않을 것만 같고 조바심에 발동이 걸린다. 디제이에게도 그만의 취향이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