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상상을 넘나드는 책의 공간,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에디터: 김선주
자료제공: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그림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다. 책꽂이에 꽂히는 딱 그만큼의 크기지만 펼치면 무궁히 넓은 세계와 이야기가 펼쳐지는 예술. 아이들은 책이라는 예술을 통해 놀이하고 배우고 상상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한다. 어떻게 이 멋진 경험을 좁은 책상 안에 가둘 수 있을까. 드넓은 상상을 펼치려면 그만큼 넓은 도화지가 필요한 법. 판교에 위치한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아이들이 현실과 상상을 마구 오가며 놀 수 있는 놀이터이자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학교다.
국내 최초로 ‘책’을 주제로 한 어린이 미술관인 이곳은 그림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스토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흥미롭게 경험하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 스스로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그림책의 원화나 표현기법,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획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은 물론, 전문 에듀케이터의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나무를 연상시키는 기둥과 반원 모양 책장으로 둘러싸인 ‘열린 서재’에는 4천 5백여 권의 국내외 유명 그림책이 ‘가족’ ‘모험’ ‘약속’ ‘용기’ 등 75개 주제어로 분류되어 있으며,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연구자를 위한 전문 도서까지 갖춰져 있다.
내부 디자인 역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감각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층과 층 사이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모양의 ‘버블 스텝’은 일반적인 계단의 통념에서 벗어나, 앉아서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열린 방처럼 기능한다. 뿐만 아니라, 10m 높이의 거대한 기둥이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통로 ‘램프’, 종이접기 모양의 교육실 등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공간 경험을 선사한다. 딱딱하게 구획된 여느 미술관과 달리 이리저리 헤매고 모험하다 보면 저마다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