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15

자아 번식을 위한 다짐

Editor. 이수언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마스다 미리 지음
이봄

심란한 마음은 자신이 보는 책 제목에 그대로 투영된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주머니에 넣은 책은 마스다 미리의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다. 기존 도서와 달리 문고판으로 나온 ‘마스다 미리 베스트 컬렉션’의 다섯 권 중 한 권으로 크기는 10.5cm, 세로 15.2cm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크기다. 주인공 수짱은 지금보다 더 좋은 자신이 되기 위해 진짜 자신을 찾길 원한다. 머릿속을 정리하고자 일기를 써보기도 하고 내추럴 라이프를 동경하여 백미에서 현미로 바꾸기도 한다. 그런데 자신이 하는 것은 영 없어 보인다. 또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하다가 애인이 있다는 소식에 질투하고 있는 지질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 작고 가벼운 책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대로 살아가는 수짱의 야무진 모습 또한 놓치지 않는다. 수짱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지질함의 정점을 찍을 때쯤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비뚤은 자신도 여러 가지 모습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내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를 늘려가자고 결심하는 수짱. 그러나 하나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해서 삶은 크게 달라지거나 행복해지지도 않는다. 그저 ‘나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삶을 살아갈 약간의 용기를 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