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October, 2016

혼자라도 괜찮아, 딴짓.

Editor. 유대란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사월의책

친구들에게 선언했다. 마흔이나 쉰 생일에 성대한 파티를 열고 축의금을 받겠다고. 나는 결혼에 대한 그들의 기호를 존중하고 결혼식에 초대됐을 때 친구이자 하객으로서 나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지만(축의금 지급과 필요 시 들러리로서 역할), 결혼 생각이 없고, 만약 결혼하게 되더라도 하객이 축의금을 내야 하는 일반적 형태의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는 나의 결정에 협조해달라고. 그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친구들 중 반 이상이 현재 혼자 살고 있고, 나처럼 단호하게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아마 대부분은 앞으로도 혼자 살게 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 사이엔 혼자 사는 것이 선택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비단 이 공감대는 우리 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비혼으로 살아가는 당사자 및 1인 가구가 인구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된 많은 사람 사이에 퍼져 있는 듯하다. 이제는 더 이상 비혼의 이슈가 젊은 세대 vs. 부모 세대, 비혼자 vs. 기혼자의 대결 문제가 아닌 시대에 돌입했다. 대신 새로운 단계에는 새로운 문제가 있다. 혼자 살기로 한 사람들이 ‘비혼자’라는 이름을 최근에 와서 최초로 획득한 지금, 최초이기 때문에 비혼에 대한 집적된 정보나 경험치가 없고 좋은 비혼 생활의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 그래서 때로 오히려 비혼에 대한 고정관념에 스스로 얽매이기도 하고, 홀로서기의 방법을 몰라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런 비혼자들에게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권한다. 『세상 물정의 사회학』의 저자 노명우 교수가 비혼자로서, 그리고 사회학자로서 ‘나’와 ‘우리’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혼을 선택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조건을 이해하고 비혼자가 아닌 이들과도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이라면, 감성성, 지식성, 실용성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책이라고 확신한다. 비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