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죽음 앞의 인간
에디터: 박소정, 박중현, 김선주, 김지영
모든 인간에게 죽음은 숙명이다.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피하려 안간힘을 쓰지만 누구나 예외 없이 마지막을 맞이한다. 때문에 죽음의 문제는 곧 생의 문제로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터부인 동시에 호기심을 유발하는 주제 죽음에 관해 살펴보았다.
“우리도 한때는 너희와 같았고,
언젠가 너희도 우리처럼 될 것이다.”
로마 카푸치노 승단 예배당에 라틴어로 새겨진 이 글귀는 보는 이에게 자연스레 죽음을 연상시킨다. 오늘날 즐겨 마시는 카푸치노가 유래한 곳이기도 한 이 예배당은 실은 납골당으로, 방 내부가 인간의 뼈로 장식되어 있으며 제단 위는 두개골이 놓여있어 음침한 기운을 풍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은 언젠가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과 언제 어떻게 죽음이 닥칠지 그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불안과 두려움이 뒤섞인 혼란스러운 감정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은 고통스러운 것인지, 죽은 이후에 우리는 어떤 형태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 것인지 등 죽음과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한 질문들이 마구 쏟아진다. 아직 겪어보지 않은 미지의 것인데 사람들은 왜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일까? (…)
죽음에 대한 의지를 지니고 자신의 생명을 해쳐서 죽음이라는 결과에 이르는 자멸 행위.
자살 동향에 대해 전 세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해온 세계보건기구가 1968년 내린 자살에 대한 정의다. 이와 같은 정의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 생명의 존엄성만은 아니다. 국제기구로서 정의할 정도로 자살이 인간 사회 존속의 근본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행위이며, 동시에 오랜 역사 속에서 특정 지역과 대상에 국한하지 않은 범인류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