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Travel 책 속 이야기: 여행
한신칸에서 만난 소년 하루키
에디터: 김지영
자료제공: 낭만판다
쫓기듯 보내는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하지만 마음먹고 나서도 어디를 가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오로지 관광이 목적인 여행을 원치 않는다면 하루키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신칸을 여행지로 선택해도 좋다. 벚꽃이 만개하는 오아시스 로드, 항상 열띤 응원가가 들리는 고시엔 구장, 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피노키오 레스토랑 등 자연과 도시를 즐겼던 소년 하루키는 여행을 함께 다니기 좋은 벗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교토에서 태어났지만,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갓난아기 때 한신칸으로 이사 온다. 이사 후 한신칸 소년으로 자라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재수해 대학을 가기 전까지 그는 한신칸에서 지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하루키는 성장기에 보고 만지고 느꼈던 것을 소설 안으로 불러들였다. 그래서 초기 3부작이라 불리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은 하루키가 성장한 나시노미야, 아시야, 고베 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하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객원 교수로 초빙된 후 하루키는 4년간 미국 생활을 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이 발생하자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지진을 겪은 고향을 다니며 느낀 안타까운 마음을 『하루키의 여행법』 마지막 장 ‘고베 도보 여행’에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