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Images courtesy of Dokk1
현대 도서관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현대사회는 책의 저장소와 열람실, 교육 공간, 심지어는 오락을 위한 실질적인 장소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 허브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제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끝없이 책만 읽을 수는 없다. 가끔 찾아오는 지루한 감정을 다독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도서관 건물 안에 산재해 있다면 도서관은 그야말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그리고 지역사회로부터 끝없는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도서관을 향한 새로운 움직임이 스칸디나비아 대륙의 덴마크에서 시작되고 있다.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의 한 작은 해안 도시 오르후스Aarhus, 도시 회춘 프로젝트로 새로운 상상력이 넘쳐나는 이곳은 어느새 국가의 수도인 코펜하겐과 경쟁하는 문화도시가 되었다. 오르후스는 덴마크의 부유한 도시였음에도 부유함이 주는 매력이나 생동감이 결여된 지역이었다. 항구 주변을 중심으로 수많은 컨테이너가 오가고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들이 밀집해 4만5,000명의 학생들을 포함해 32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지만, 경제적 급성장을 이룩한 도시는 우울한 중세시대 분위기를 띠었다. 더구나 멋진 해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인들과 컨테이너 창고에 가려져, 도시는 언제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오르후스는 물과 연결된 도시가 가진 최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새로운 도시계획에 의해 모든 산업 화물 부두가 문화적으로 새롭게 활성화되면서 항구는 2015년 6월 이후 대형 공공장소로 탈바꿈했다. 대담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도서관 ‘도킨Dokk1’이 문을 연 것이다. 도킨은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큰 공공 도서관으로, 여러 잠재력을 조합한 현대 하이브리드 도서관을 대표한다. 도서관은 도시와 항구를 연결하는 오르후스 강어귀에 자리해 있다. 도킨 도서관 건축의 주된 아이디어는 도시의 공간을 단순히 투명 커버로 씌운다는 것이었다. 도서관은 대형으로 조각된 계단의 연단 위에 다각형으로 슬라이스된 지붕과 유리 건물이 올려진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건물은 새롭게 단장한 항구에 둘러싸여 있고 건물 외부의 계단은 산책로로 연결된다. 또한 계단 위의 데크는 다양한 야외 활동과 여가 활동이 가능한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유리 건물은 항구와 도시를 360°로 조망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건물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건물의 전면과 후면의 구별이 없다는 것이다. 사방으로 연결되는 입구, 모서리마다 열린 풍경들은 마치 건물이 회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유리 외관은 철재 틀을 통해 확장되는 구성을 이루고 있어 도시와 항구의 규모를 최대한 건물의 내부에서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주변 건물들의 높이와 항구의 크기, 선박 기중기 등을 고려하여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