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완벽’이 만들어 내는 역설,
소설가 진 한프 코렐리츠
에디터: 박소정
사진: Mark Czaijkowski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무의식중에 완벽한 모습을 기대한다. 이는 본인 스스로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적용된다. 새로 산 물건, 내 옆 사람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날의 날씨까지 말이다. 소설 『진작 알았어야 할 일』의 주인공 그레이스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뉴욕 맨해튼에 살며 상담가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치료하는 멋지고 다정한 남편과 또래에 비해 어른스러워 말을 잘 듣고 음악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아들까지,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간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녀의 일상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완벽한 삶으로부터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이 애처롭지만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생기와 편안함이 맴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우선 제 소설이 한국 독자들과 만날 수 있어서 매우 기뻐요. 최근에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유진 그레이스 워츠의 『EVERYTHING
BELONGS TO US』와 이민진 작가의 『Pachinko』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한국과 일본 내 한국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는데 둘 다 굉장했죠. 뉴욕에 있는 코리아타운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한국에 가보고 싶어요.
저는 오래전부터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저는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거짓말을 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죠. 그런데 아직까지 이해는 안 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함으로써 정말 기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소설에서도 계속 이 주제를 맴돌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해요. 그러던 중 ‘만약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조언을 전하는 상담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고, 자기 자신은 절대 남에게 속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여성이 실은 사이코패스 남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게 됐어요.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믿었던 세상이 갑자기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죠.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크게 창피를 당하긴 하겠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새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런 질문과 생각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다행히도 비슷한 일을 겪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캐릭터를 잘 분석했다기보다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대신 주변에서 여성들이 본인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사업 파트너, 애인, 혹은 가족에게 이용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어머니가 상담사로 일하면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게 전해주신 게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당시 사회적으로 좋은 직업과 훌륭한 평판을 받던 여성들이 사생활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어머니와 저 둘 다 놀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