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Society 책 속 이야기: 사회
생존을 위한 삶이 의식이 될 때,
콩고 강가의 삶을 비추는 다양한 의식들
CONGO RIVER
by Kris Pannecoucke
글: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에디터: 지은경
사진: 크리스 파나쿡크 © Kris Pannecoucke
www.krispannecoucke.com
강을 건너기 전엔 악어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마라 —링갈라 속담
“Babetaka lisolo ya ngando te soki nanu osilisi kokatisa ebale te.”
“Babetaka lisolo ya ngando te soki nanu osilisi kokatisa ebale te.”
콩고 민주공화국의 최근 역사는 내전과 부패로 얼룩져 있다. 콩고는 엄청난 천연자원을 지닌 광활한 나라다. 이곳은 최근까지도 지속된 2년간의 전쟁으로 나라 전체에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전쟁이 낳은 질병과 궁핍으로 인한 영양실조로 6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은 정치적 난관뿐 아니라 아닌 경제적 측면에도 많은 손실을 가져왔다. 국가가 무정부 상태에 놓이자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광대한 광물 자원의 약탈이 벌어졌다. 나라가 보유한 천연자원의 가치만 환산해도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을 콩고지만 현재 이곳은 그 자원으로 인한 분쟁을 끝없이 겪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다. 콩고인들은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투쟁에 매일같이 목숨을 건다. 그것은 그들만의 거룩한 의식 행위가 되었다.
콩고의 땅은 타이어, 고무, 장신구 및 공업용 다이아몬드, 핵탄두용 우라늄, 휴대폰에 내장되는 콜탄 등 현대 산업에 사용되는 중요한 원료들을 품고 있다. 콩고의 자원이 없었다면 우리에게는 현재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도, 핵에너지와 스마트폰도 없었을지 모른다. 현재 콩고 자원의 채굴권은 중국이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콩고 우림이 지구의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콩고 숲에서 서식하는 미생물과 식물, 동물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며, 콩고의 미래 또한 여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흐르는 콩고 강 역시 어마어마한 담수와 수력 발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콩고 강의 물은 계절에 따라 초당 3만에서 6만m³가 배출되며 그 규모는 약 400만m²인데, 이는 아마존의 크기를 능가한다. 강 상류의 물은 800km 밖 바다까지 보낼 수 있는 힘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힘은 킨샤사Kinshasa와 브라자빌Brazzaville 사이, 강으로부터 바다까지 계단식으로 연결된 지형으로 인해 생겨난다. 만약 누군가 페리를 타고 이 지점을 건너려 한다면 급하게 떨어지는 급류에 정신줄을 놓고 패닉 상태에 빠져 고군분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하얀 물보라 속에서 코르크 마개처럼 바위와 협곡에 부딪히며 하류를 빙글빙글 떠돌아다니는 배는 본 적이 없다. 킨샤사에서 상류로 항행하는 수로의 전체 네트워크는 1만 3,500km로 이는 세계 원주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콩고 강의 상류는 적도의 중심부를 따라 땅의 넓은 틈 사이를 가로지르는데 강바닥의 폭이 10km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거대한 강줄기는 여러 곳에 팔을 뻗어 수백 개의 섬을 만들고 그 일부는 더 멀리까지 확장된다. 수많은 수생식물이 강변에서 자라나 하늘로 솟아오르고 줄기와 나뭇가지, 그리고 덩굴이 얽혀 축축하고도 거대한 나무 매듭을 이룬다. 이는 차가운 색조와 섬뜩한 침묵, 눈부시고 날카로운 광선이 머무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고유한 세상 그 자체이다. 이곳은 키잔가니Kisangani로 향하는 길로, 강가에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으며 굴곡진 강의 물살은 너무도 급한 나머지 건널 수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