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 특별기획
고대의 시간을 담은 현대 도서관
비블리오테카 알렉산드리나 Bibliotheca Alexandrina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사진: © Aga Khan Trust for Culture-Aga Khan Award for Architecture / Photographer Christian Richters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 이렇게 세 대륙과 만나는 나라 이집트는 고대문명의 요람이었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시는 2,300년 전 고대의 영광을 품은 유서 깊은 도시다. 그곳에 세워졌던 고대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 역사상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위대한 장이기도 하다. 기원전 4세기에 지어진 도서관은 유클리드, 에라스토스테네스, 헤론, 아르키메데스와 같은 유명한 학자들과 함께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거듭났다. 알렉산더 대왕이 세웠으며 클레오파트라의 고향이자 살아있는 역사로 일컬어지는 위대한 도시 알렉산드리아. 이곳은 새롭게 피어오르는 창의력과 영감이 세기를 거듭하며 이어지는 장소다. 또한 수중고고학계가 알렉산드리아의 과거 침몰됐던 보물들을 발견하면서 되살아난 위대한 문명에 관한 조명은, 도시가 누렸던 찬란했던 영광을 일목요연하게 포착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이 모든 것은 알렉산드리아에 새롭게 탄생한 도서관의 배경이다.
1,600년 전 화재로 무너졌던 고대 도서관이 새로운 부흥의 시작을 상징하며 2002년 현대적인 디자인과 함께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도서관은 학생과 연구자, 그리고 대중의 지식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새 도서관의 건축 디자인은 시대를 초월하는 대담성을 지니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항구를 둥그렇게 그리며 세워진 건물은 시간을 지나며 순환하는 지식의 본질을 떠올리게 한다. 빛을 발하는 도서관의 경사진 지붕은 어둠 속에서 배를 인도했던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등대를 연상시키는데, 이는 도시의 학습과 문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상징이라는 의미다. 세계 모든 나라의 문자가 새겨진 화강암 벽을 지닌 이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 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비블리오테카 알렉산드리나Bibliotheca Alexandrina는 도시의 역사적 중심지 역할을 했던 지중해 연안의 항구와 함께 최첨단 시설로 지어졌다. 11개 층으로 이루어진 도서관은 최대 4백만 권의 책을 보유하며, 소형 저장장치에 의해 최대 8백만 권의 도서까지 확장 보관 가능하다. 도서관은 그 외에도 지구과학관과 여러 개의 박물관, 정보과학 학교와 보존 시설 등 다른 문화와 교육 기능을 수용하기 위한 수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커다란 원의 형태를 이루는 이 독특한 건물은 지름 160m, 높이 32m에 달하며 지하로는 12m까지 뻗어 있다. 도서관은 탁 트인 광장과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 한가운데 위치하며, 인도교를 통해 알렉산드리아 대학,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 역사와 전통에 대한 존경의 마음일까, 도서관의 외벽에는 사멸한 언어의 글자와 현대에 사용되는 모든 글자들이 함께 새겨져 경건한 분위기를 더한다. 해안선으로부터 바라보이는 도서관은 쐐기처럼 물가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디스크 모양을 띠고 있다. 이 거대한 규모의 외형은 도시 전역에 걸친 고대 문화 유산들과도 잘 어울린다. 현대적이면서도 원시적인 느낌을 자아내 시각을 사로잡는다. 도서관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항공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보거나 직접 안에 들어가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해야 한다. 천공으로부터 내려다보이는 단순하고도 단단한 돌덩이의 다이어그램은 지상에서는 훨씬 더 복잡한 인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