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만난 반려자. 우리는 그 상대방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반려자와의 관계란 무엇일까?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낯선 사람이 만나 하나의 삶을 꾸린다. 좋은 일도 있지만 많은 문제와 역경 또한 함께 헤쳐가야 한다. 수많은 과정을 거치며 둘의 관계는 강해지기도 혹은 약해지기도 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고 차이점이 관계를 깊게 만들기도 한다. 자기 삶의 반을 남에게 의존하며 살아야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잃을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복잡한 관계를 타인과 엮어가며 삶을 지속해야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어떤 조건이 붙어야 하는 것일까? 일본의 사진작가 키친 미노루는 350여 쌍의 커플을 7년간 만나며 사진을 찍어왔다. 메오토meoto, めおと는 일본 말로 ‘한 쌍’이란 뜻이다. 그의 사진 안에 들어간 메오토들은 자신의 반려자를 거울삼으며 살아간다. 공유하고 협조하며 매일 아침을 함께 맞이한다. 사진 속 커플들은 아무런 대화 없이 카메라를 응시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삶을 그들의 차림새와 표정, 그들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적잖이 짐작할 수 있다. 서로의 판도라 상자를 손에 든 사람들, 그들의 눈빛에 감도는 의문들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