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op & the City

평화롭고 느긋한 파라다이스,
시드니 책방 탐험기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Sebastian Schutyser)

신비한 자연이 아름다운 땅 호주. 그리고 깨끗한 공기가 가득한 현대 도시와 갖가지 이야기가 피어나는 시드니는 그 어떤 곳보다 활기 넘치는, 그러나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해안선을 따라가는 자전거 여행,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부딪치는 서핑, 호주 원주민들의 갤러리가 늘어선 거리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이 매력 넘치는 도시의 책방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안락함과 편안함이 책방과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베리마의 버클로우 북반 Berkelouw’s Book Barn in Berrima
버클로우 서점들은 시드니 전역에 퍼진 서점 체인으로, 모든 서점이 각각의 색다르고도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버클로우의 가장 멋진 곳을 꼽자면 패딩턴과 라이카트의 가장 오래된 서점들일 테지만, 시드니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누가 뭐래도 베리마의 북반이다. 이곳은 버클로우 북반의 매우 상징적인 장소로 시드니 남쪽의 아름다운 벤둘리에 자리해 있다. 20세기 초 베리마의 남부 고원 마을 외곽에 자리 잡은 이곳은 최근 보수 공사를 했는데, 교회식 천장 구조의 목제 지지대들과 노출된 강철 펜던트 조명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북반 서점은 책 애호가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수만 권의 새 책과 헌책, 희귀 서적과 골동 서적을 마음껏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점의 중앙에는 돌로 만들어진 거대한 난로가 있어 편안하고 따뜻함 속에서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이곳에서 약간 떨어진 별채에서는 버클로우 북반의 희귀 서적을 판매하고 있다. 헛간 같은 분위기의 이 별채는 서가의 빼곡하게 꽂힌 책을 위한 공간뿐 아니라 지역의 유명한 레스토랑과 카페, 와인바 등을 겸하고 있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넓은 테라스가 있어 결혼식이나 특별 이벤트 등이 기획되기도 한다.
Bendooley, 3020 Old Hume Highway, NSW 2577 Berrima
www.berkelouw.com.au/stores/book-barn
거트루드 앤드 앨리스 Gertrude & Alice
책으로 된 벽, 바닥에서 천장까지 빼곡하게 메워진 수많은 책과 홀의 중간에 있는 공동 테이블. 본디Bondi 해변에 위치한 거트루드 앤드 앨리스는 다양한 종류의 책과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항구 테라스를 제공하는 서점이다. 이곳은 특히 서퍼들과 배낭여행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 매우 맛있고 신선하기로 소문난 요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 돌아다니는 여행객들과 서퍼들은 서점의 중앙 테이블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친구가 된다. 만약 당신이 외로운 여행자라면, 혹은 사람이 그리워진다면 집처럼 편안한 이곳에서 즐거운 만남을 기대해보라. 서퍼들과 여행자들의 기분 좋은 고단함과 달콤한 와인 맛이 한데 어우러진 멋진 저녁을 경험할 것이다. 서점은 1920년대와 1930년대의 파리 문화와 문학 카페에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당시 헤밍웨이와 헨리 밀러 등의 작가들을 후원하던 미국인 부부 거트루드 스테인과 앨리스 B. 토클라스의 이름을 딴 이 서점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스러운 빨간 벨벳 소파다. 마치 거트루드와 앨리스 부부가 그곳에 나란히 앉아 차이를 마실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서점은 북적이는 사람들보다는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헤밍웨이의 방’도 마련했다. 조용하고 선별된 독서용 책들이 나란히 정렬된 이방은 책벌레들을 유혹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46 Hall St, Bondi Beach , NSW 2026 Sydney
www.gertrudeandalice.com.au
사포 북스 Sappho Books
카페, 와인 바를 함께 운영하는 사포 북스는 시드니 대학생 대부분을 단골손님으로 가진 중고서점이다. 좁은 서점은 놀랍도록 광범위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시의 밤’을 개최하고 있다. 이곳에서 당신은 원하는 책을 언제나 발견하고 심지어 매우 훌륭한 에디션의 상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때때로 발견되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사본들은 너무도 훌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액자 속에 넣어 보관하고 싶을 정도다. 이곳은 책 한 권과 맛있는 와인이나 칵테일 한 잔을 즐기며 앉아 있기에 최적의 장소다.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바나나 나무나 재스민 나무 그늘에 앉을 수도 있다.
51 Glebe Point Rd, Glebe, NSW 2037 Sydney
www.sapphobooks.com.au
앰퍼샌드 온 크라운 Ampersand On Crown
세련되기로 소문난 앰퍼샌드 온 크라운은 와인바와 카페, 서점이 혼합된 공간이다. 크라운 거리의 중간쯤에 있는 이곳의 2층에 들어서면 책으로 늘어선 숨겨진 서재가 나온다. 나무 탁자와 벤트우드 의자가 이곳을 더욱 세련된 거실 분위기로 만들어주는데, 편안하게 새 책과 헌책을 구경하며 어슬렁거리기에 완벽한 장소다. 더욱 열렬한 독서가들이라면 책 선반에 적힌 책 제목 검색하기를 즐길 수도 있다. 물론 한 손에는 와인이나 칵테일을 한 잔씩 들고 말이다. 크라운 거리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이 서점은 정말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풀들이 자라는 환상적인 들판이 서점과 멋진 건축으로 유명한 서리힐즈 도서관 사이에 놓여 있어 쾌적한 야외 좌석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2개 층으로 이루어진 앰퍼샌드 온 크라운은 1층은 아늑한 카페, 2층은 5,500여 권이 넘는 책이 꽂힌 서점과 식사 중에도 자유롭게 책을 둘러볼 수 있도록 서재로 둘러싸인 멋진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413 Crown Street, Surry Hills, NSW 2010 Sydney
www.ampersandoncrown.com
006_article_inside_03
006_article_inside_03_1

베리마의 버클로우 북반 Photo © Berkelouw’s Book Barn in Berrima
거트루드 앤드 앨리스 Photo © Gertrude & Alice
사포 북스 Photo © Sappho Books
앰퍼샌드 온 크라운 Photo © Ampersand On Crown
Please subscribe for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