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영감을 주는
악셀 브르보르트의 서재

에디터: 이윤성,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사색하게 만드는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이 있다. 이는 훌륭한 예술품과 멋진 디자인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간에 깃든 정신과 시간의 흔적이 그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벨기에의 국왕과 여러 유명인들의 스타일 조언자이자 벨기에를 대표하는 문화 전도사, 미술품 딜러이자 수집가인 악셀 브르보르트(Axel Vervoordt)의 공간은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렇게 깃든 정신은 그가 오랫동안 사 모은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예술품에 심취했던 그는 26세의 나이에 이미 미술품들을 조금씩 사 모으기 시작했으며 오랫동안 모아온 자연의 보물들이나 골동품들을 배치시켜 색다른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1960년에 그는 퀄리티와 지속성, 그리고 하모니(Quality, Dura-bility, Harmony) 바로 이 세 가지 스타일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내인 메이 브르보르트(May Vervoordt)와 함께 예술과 앤티크 컬렉션, 홈 컬렉션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인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에는 동양화를 연상시키듯 빈 여백과 여운의 공기가 항상 있다.
1984년 그는 아내와 함께 그라벤베젤(Gravenweszel) 성으로 이사하여 가정을 꾸몄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사 모은 수집품들과 예술가의 작품들, 그리고 성의 역사가 묻어나는 물건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그만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중세시대부터 전해지는 고풍스러운 미감과 동서양 문화가 조화롭고 다채롭게 섞인, 그러나 절대 시끄럽지 않은 브르보르트 식의 배치로 시간을 뛰어넘는 스타일(Timeless Style)을 보여준 것이다. 성의 곳곳은 많은 연회와 방문을 위한 손님들의 객실로 꾸며졌고 르네상스 타워, 화이트 룸, 레드 룸, 18세기 스타일의 서재, 오렌지나무 온실 등 각기 다른 스타일과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또 공간은 다양한 색들로 꾸며져 있지만 폭력적이지 않고 오랜 시간 익은 느낌을 공통적으로 자아내고 있다. 많은 감정과 영감을 떠오르게 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함과 삶의 느낌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진정한 공간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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