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대규모 공장식 농업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아, 지구환경, 공동체의 재생을 목표로 지역 시장을 위한 소규모 성장에 중점을 둔다. 그 누구도 이들이 하는 일에 참견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강요하지도 않았다. 이들은 각자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세상을 살겠다고 개인적으로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며 살고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 속에 자리 잡은 진실을 마주하며 생태와 웰빙의 위기 또한 직면하게 되었다. 이 농부들은 개인과 세계의 진정한 웰빙을 위해 개별적인 행동에 나선 사람들이다. 이들의 행동은 불가능해 보이나 절대 패배하지 않을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재 식량 시스템의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 혹은 가장자리만을 다듬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저렴한 음식을 추구하게 되면서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간극은 커
져만 갔고, 많은 불균형적 현상들 또한 야기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그것은 배움에서 시작될 수 있다. 바로 과거의 농업 및 재배 시스템에 근간을 둔 자연재배 농법이다. 이는 농장과 토양, 환경, 공동체, 궁극적으로 우리 개개인의 영혼을 적극적으로 재생하는 역할을 한다. 어쩌면 우리의 직관과는 반대로, 이 소규모의 지역 자연재
배 농업 생산량은 우리 모두를 충분히 먹일 만큼의 식량을 생산 할 수도 있다. 영국에서 사용 가능한 농지 전체의 수확량을 추정해 계산해 볼 때 7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식량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동일한 계산이 거의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동안 사람들이 바라고 꿈꿔온 공장식 농장의 필요성은 그저 또다른 신화에 불과할 뿐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도, 또는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우리는 끝없는 경제성장의 발판에 갇혀있다. 물질적 부에 빠져 시스템의 주인이 아닌 하인으로 느낄 때도 많을 것이다. 진실은 허위 진술로 감춰 지기 일쑤고 우리는 이 세계를 이끄는 정치인들을 경멸하지만 동시에 그 앞에서 너무도 무력할 뿐이다. 또한 위기에 빠진 세계의 규모에 대해서도 속 시원하게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영혼은 아주 작은 움직임을 통해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나는 이에 희망을 갖는다.”
월터 루이스의 ‘자연재배 농부 사진’시리즈는 재래식 농법을 통한 현대인의 몸과 영혼의 재생에 관한 이야기다. 현기증 나는 현대 생활 방식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직감하거나 실제로 겪는 문
제에 대해 시간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원 사용이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어떤 다른 문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과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세계에 충분히 민감한지를, 아무 생각없이 거대한 흐름 속에 방향 감각도 없이 끌려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