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돌보지 못한 삶의 조각을 그러모으는 이성적 로맨티스트,
소설가 김금희

에디터: 박중현
사진: 블러썸 크리에이티브

팬의 한 사람으로서 처음 김금희의 소설을 만났을 때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사회의 기성 논리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고유의 얼굴을 드러내는 인물들이 시원스레 마음을 당겼고, 고난을 얘기해도 고립이 아닌 삶을 긍정하며 나아가는 이야기가 사랑스러웠다. 얼마 전 출간한 단편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로 그를 만나 인터뷰를 나눈 작가의 인상도 작품과 다르지 않았다. 오직 하나라고 해도 좋을 개인의 고유한 장면을 문학적으로 길어 올리되 일상에서 포착하고, 상처를 직시하되 그것이 또한 차지하고 있는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간 젊은작가상 대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으셨어요. 얼마 전에는 독자들이 뽑은 ‘2019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 오르셨고요. 명실공히 오늘날 가장 사랑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분인데, 이러한 반응과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보긴 했어요. 그런데 그런 반응들에 대해 아주 실감하고 있진 않아요. 대체로 제 생활은 마감에 시달리며 고립되어 있거든요.(웃음) 큰 사랑을 받고 있구나, 생각할 틈이 잘 없죠. 그러다 책을 내고 독자분들이나 기자분들 만나면 환기하곤 해요. 내가 이 출판계에서 지면도 얻고 상도 받고 독자도 뵙고 이만큼 경력이 쌓였구나. 그럴 때 부담감 비슷한 고마움이 들어요.

‘젊은 작가’로 많이 소개되지만 어느덧 등단한 지 10년을 맞으셨어요. 등단 초기와 지금을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등단 초기에는 ‘계속 작가일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편집자 출신인데 다시 취직해야 하나 싶어 막 회사를 알아볼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든 작가로 살다 죽을 수 있겠구나’라고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웃음) 그러다 보니 안정감과 책임감도 생겼죠. 그게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작가 김금희에게 ‘소설’은 어떤 존재인가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현재 제 삶은 소설에 맞춰져 있어요. 약속을 잡거나 어떤 일을 계획할 때도 다음날 해야 하는 작업을 생각해 조절하고, 특정일에 마감이 쏠리면 만사 제쳐놓고 매달려야 하죠. 오히려 그래서 오래 쓰지 못할까 봐 걱정이에요. 균형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직 잘 안 돼서 고민이에요.

작가님의 삶에 소설이 일종의 ‘갑’처럼 여겨져 웃기기도 슬프기도 하네요. 처음에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게 너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어려서부터 한 것 같아요. 소설은 물론 여러 가지 많은 책을 읽으며 마음에 위안도 많이 받았고,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어요. 이런 경험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10대 때 90년대 작가분들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스릴러나 로맨스도 많이 읽었어요. 그때는 정말 뭘 읽어도 너무 재밌는 거 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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