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책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 바이네케 도서관
에디터:박소정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 ‘아빠’와 같은 단어를 처음 말한 그 순간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렇게 우리의 첫 배움은 시작되었다. 걸음마를 떼고, 친구를 사귀고, 사회생활을 하고 가족을 이뤄나가며 생명을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은 끊임없이 배우고, 앎을 쌓아나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오랜 세월 배움을 축적한 사람의 지식이 쉽게 변하지 않음을 뜻하기에 일면 타당해 보인다. 배움의 중요성에서 미국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나다 못해 유별나 보이기까지 하는 미국인의 애국심은 그 배경에 역사 교육이 든든히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사회교육은 거의 역사가 주를 이루며, 유치원부터 12학년(고3)까지 그 과정이 필수로 지정돼 있어 역사인식이 확고한 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또한 그들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그들은 200년이란 짧은 세월 속에서 최강국에 오르며 인류가 쌓아 놓은 역사라는 훌륭한 유산을 통해 자신을 알고 세계를 아는 것의 중요함을 일찍 깨달은 것이다.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예일대학교 바이네케 도서관은 세계의 희귀본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으로,오래전 인류가 남기고 간 특별한 장서들이 소장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수백 년 전 파피루스에 오고 간 사적인 편지부터 몰래 전해 내려온 구텐베르크 성서 그리고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암호를 품은 보이니치 문서 등 그 짧은 목록만으로도 인류가 남겨놓은 최후의 보물 창고를 발견한 듯하다.
인류가 남긴 지혜의 보물 상자
미국 동북부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뉴헤이븐은 1638년 런던에서 온 청교도에 의해 건설된 도시로 미국에서 역사가 꽤 깊은 편에 속한다. 세계적인 명문대로 손꼽히는 예일대학교(1701)를 중심으로 교육과 문화의 기회가 열려 있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예일대에는 225개의 건물이 있는데 그 건물들은 건축 역사에서 시기마다 뛰어났던 유명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다. 따라서 뉴잉글랜드 콜로니알 양식부터 빅토리안 고딕양식, 현대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양식의 건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캠퍼스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희귀 도서와 고문서들이 가득한 현대식 기하학적 구조를 갖춘 바이네케 도서관은 단연 시선을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