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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호주 유일의 섬,
태즈메이니아 책방 속으로
에디터: 최남연,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남부 해안에 위치한 단 하나의 섬, 호주 태즈메이니아는 훌륭한 자연경관, 특색 있는 지역 전통 음식, 우수한 와인과 위스키, 그리고 멋진 문화를 갖춰 최근 각광받는 여행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태즈메이니아는 영국 식민지 시절 죄수들을 유배 보내던 외딴 섬이었으며, 동인도 회사 총독이던 반 디멘Van diemen의 명령에 따라 파견된 ‘타즈맨Tasman’이 발견한 땅이라 하여 태즈메이니아Tasmaina라고 이름 붙여졌다. ‘반 디멘의 섬’으로 알려져 있던 태즈메이니아가 소위 ‘태씨Tassies’라고 불리는 지역민들이 두 팔 벌려 방문객을 반기는 친근하며 편안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소개하는 태즈메이니아 최고의 독립 책방들을 탐험하면서, 이곳의 풍부한 역사와 유산을 느껴보길 바란다.
북 셀러는 1833년에 지어진 여관 ‘폭스헌터스 리턴’ 건물 지하에 들어선 책방이다. 태즈메이니아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캠벨타운의 명소인 레드 브릿지를 짓는 데 동원될 죄수들을 대기시키던 공간으로 사용됐다고 하는 이곳 지하는 이제 수천 권의 도서를 갖춘 책방으로 탈바꿈했다. 북 셀러는 휴무 없이 매일 문을 열며 애서가, 수집가, 평범한 독서가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신간과 중고 도서들을 선보인다. 내부에는 태즈메이니아 출신 작가의 책이나 태즈메이니아에 대한 책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저스트 태씨 북스’라는 별도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유서 깊은 건물 안을 거닐며 신간 도서와 태즈메이니아 책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기쁨을 누려보길 권한다. 북 셀러는 인터넷 사이트도 운영하며 호주 전역 및 전 세계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캠벨타운의 또 다른 흥미로운 책방 오버플로우 북스토어는 북 셀러와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곳으로, 북 셀러가 있는 골목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폭스헌터스 리턴’에 머물렀던 죄수들에게 판결을 내리던 옛 법원 건물에 자리 잡았다. ‘넘쳐흐르다’라는 뜻의 이름이 암시하듯 수천 권에 이르는 중고 도서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아동 도서와 태즈메이니아 관련 도서를 중심으로 양질의 소설 및 비소설 출판물을 보유한 독립 책방이며 고객 서비스, 도서 관련 지식과 특별 주문 서비스에 자부심을 지닌 직원들이 운영한다. 데번포트 책방은 출간기념회, 사인회 등 여러 문학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출판사나 작가와 활발히 협업한다. 데번포트는 지역 친화적이고, 친근하며, 책을 사랑한다!
태즈메이니아에 왔다면 이곳의 수도, 호바트에서 보물 같은 빈티지 제품들을 둘러보지 않은 채 떠나지 말 것. 태즈메이니아는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와 당시 상인들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골동품과 구하기 힘든 수집품의 보물창고라 할만하다. 호바트에는 특히 호주 최고의 골동품 가게들이 모여있다. 그중 하나인 ‘앤티크 웨어하우스’에 가면 아스트롤라베 북스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아스트롤라베 북스는 1987년부터 주로 태즈메이니아에서 작업한 오래된 책, 새 책, 중고 책, 귀한 책, 절판된 책과 골동품을 선보여 왔다. 책방은 이제 거의 온라인으로 운영하지만, 그들의 재고 중 몇 개가 앤티크 웨어하우스에서 전시 및 할인 판매 중이니 한번 방문해 봐도 좋다.
1883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사운디 건물에 있던 이곳은 현재 확장 이전하여 호바트 북부의 문화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거리 스테이트 극장 옆에 자리 잡았다. 스테이트 책방은 예술, 건축, 여행, 전기, 영화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을 판매한다. 이외에도 직접 엄선하는 소설, 비소설, 요리, 원예 관련 책들도 있다. 40명 이상의 태즈메이니아 작가가 쓴 책부터 시작해 2014년 맨부커상을 받은 리처드 플래너건Richard Flanagan처럼 유명한 작가의 책, 게다가 지역 역사에 관한 소형 독립출판물까지 소개하는 책은 천차만별이다. 마치 알라딘의 램프처럼 흥미로운 스테이트 책방에서는 책 외에도 문구류, 감사 카드, 선물할 만한 소품과 기념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카드는 직원들이 직접 골라 들여온 것이며, 대부분이 태즈메이니아 출신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카페와 바가 부근에 있어 단 한 번의 외출로 마음에 드는 영화 한 편을 보고, 커피나 와인을 즐긴 뒤 책 몇 권을 손에 들고 귀가할 수 있다.
모나는 태즈메이니아에서 자란 이곳의 창립자, 데이비드 월쉬David Walsh의 개인 박물관이다. 그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인 동시에 책, 기념품 따위를 파는 상점과 도서관도 마련돼 있다. 모나 도서관은 이전에는 데이비드 월쉬의 개인 소장 도서로 채워져 있었으나, 현재는 고대의 양조 기술, 파라오가 먹었던 음식, 포도 재배법, 중금속 오염, 겨울에 하는 여러 의례, 카지노, 그리고 돼지고기 요리에 대한 것까지 다양한 책을 구비했다. 덕분에 큐레이터나 갤러리 직원들이 도서관에 와 전시를 위한 자료 조사를 해 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갤러리 관람객, 지역 시민, 연구자, 교내 단체 등은 모두 이곳에 와 책을 볼 수 있다. 단, 열람만 가능하고 대출은 안 된다. 모나 갤러리를 둘러보다 잠시 쉬거나 생각을 정리할 공간이 필요하다면 도서관이 제격이다. 또, 예술 도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상점에 방문해보길 권한다. 판매하는 도서 목록에서 개성 강한 창립자의 취향이 엿보인다.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바도 마련되어 있다. 모나는 호바트에서 북쪽으로 11km 정도 오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다. 배로는 25분, 육로로는 20분이 걸린다.
호바트 살라만카 예술문화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시와 문학, 그리고 태즈메이니아에 중점을 둔 자랑스러운 독립 책방이다. 도시 중심이나 부두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호바트 책방은 그간 문학 행사, 공모전 후원 등을 통해 지역의 예술과 문학을 활발히 지지해왔다. 여러 사회단체와 그 회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호바트 서점은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들며, 문학과 비소설 책으로 가득 차 있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가진 이곳 직원들은 모두 기꺼이 당신을 위해 새 읽을거리를 찾아줄 것이다.
1920년에 세워진 풀러스 책방은 호바트 독립 서점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태즈메이니아 내 출판 및 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이곳 직원들은 완벽한 애서가이자 열렬한 독서가이며 수준급의 책 추천 실력을 갖췄다. 풀러스 서점은 출판을 겸하는데, 역사, 사진, 건축, 지역 작가가 쓴 스릴러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는 도서들을 펴낸다. 호주에서 유일한 섬인 태즈메이니아를 세상에 알리고 고유한 이야기를 선사하려는 목적이다. 풀러스 서점은 저자 초청 행사, 독서 모임,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지역 문학 공동체에 활발히 기여한다. 서점 한쪽에 자리한 애프터워드 카페에서는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웰링턴산이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