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 2018
친구로 추가하시겠습니까
Editor. 김선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가.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의존하기도 하며 살아간다. 메신저와 SNS에는 연락도 안 하는 수많은 ‘친구’들이 스크롤 가득 존재한다. 친구가 되는 법은 쉽다. “우리 맞팔해요” 같은 한 마디와 클릭 한 번이면 충분하니까. 그런데 종종 상사로부터 온 친구 요청을 받지도 거절하지도 못하는 답답한 하소연을 목격한다. 헤어진 연인을 친구목록에서 삭제할지 고민하는 일도 봤다. 나도 이모티콘 받겠다고 친구추가 했다가 수시로 날아오는 광고 메시지에 결국 차단해서 졸지에 ‘먹튀’해본 적이 있다. 친구가 되긴 쉽지만 유지하기는 어렵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관계를 설정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이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친구추가』의 표지를 가득 채운 문구 중 일부다. 읽기도 전부터 작가의 스포일러로 시작되는 이 책은 글 쓰고 책 만드는 임소라 작가가 논픽션(홀수호)과 픽션(짝수호)을 번갈아 가며 거울 너머를 바라보고 글 너머를 상상하는 ‘거울 너머’ 시리즈의 6호이자 마지막 책이다. 친구를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장면을 상상한 네 가지 이야기는 우리가 맺어온 관계를 흠칫 돌아보게 한다.
친구라는 이름은 때로 불편하다. 친구가 아니어도, 필요에 의한 관계여도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다. 친구라고 썼지만 어떤 경우는 ‘인맥’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업계 사람들과 계정 친구를 맺어 발을 넓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친구목록을 훑어 몇 년 만에 멋쩍은 안부 인사를 건넨다. 이쯤 되면 국어사전에 새로운 정의가 추가돼야 하지 않을까? ‘친구3. 친하지 않아도 하트를 눌러주고,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애매한 사이’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