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Books: 책과 함께 사는 삶
책, 담장을 넘다
Little Free Library
에디터: 박소정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우리나라의 도서관과 독서율 간의 상관관계는 이 질문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독서율은 2013년 기준으로 연간 9.2권이다. 한 달에 한 권을 채 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도서관은 넉넉할까? 공공도서관을 기준으로 1관당 부담하는 인구수는 약 6만 명이다. 지난 10여 년간 도서관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책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도서관 수가 적은 것일까, 아님 도서관이 부족해서 독서율이 낮은 것일까? 어느 쪽이 문제이건 간에 우리는 확실히 책과 ‘거리’가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전역으로 퍼진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Little Free Library는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안이 될 수도 있다. 이 도서관은 지난 2009년 미국 위스콘신주의 허드슨에 거주하는 토드 볼Todd Bol이 책을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집 앞마당에 아주 작은 규모의 무료 도서관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허드슨 마을에서 이웃끼리 서로 책을 빌려 읽으며 소규모로 시작된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는 이제 세계 각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세계에 약 2만 개가 넘는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가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에서는 누구든지 읽고 싶은 책을 빌려갈 수 있으며, 다 읽은 뒤 제자리에 다시 돌려놓기만 하면 된다.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토드 볼이 학교 건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으며, 크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한 아름 정도의 박스 크기가 보통이다. 또한 각 지역마다 색이나 모양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어 각각 다른 도서관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파주의 보리출판사 1층에 위치한 북카페를 시작으로 일산, 창원 최근 제주까지 ‘꼬마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50곳 넘게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