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다양한 작품과 참고 자료를 책, 사진, 영상으로 살피며 영감을 얻고 창조에 도움을 받는 곳이어야 한다. 또한 잠시 머리를 식히고, 사색에 잠기고, 아이디어를 얻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모범 사례가 타마 미술대학 도서관에 있다. 앞서 언급한 미술대학 도서관의 모든 기능을 갖췄을 뿐 아니라,
건물 자체가 나라를 대표하는 예술가의 작업물이어서 안에 들어오기만 해도 배울 점과 영감으로 가득하다.
학교 구성원 전체에게 창의성을 불어넣어 주는 미술대학 도서관의 정석, 타마 미술대학 도서관으로 떠나보자.
도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인 하치오지시에 위치한 타마 미술대학에 지난 2007년 새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환경디자인 학부에 객원 교수로 있는 이토 토요Ito Toyo가 디자인을 맡았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저명한 건축가 중 한 명으로, 2013년에는 건축예술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기도 했다.
타마 미술대학의 정문을 지나면 크고 작은 나무들이 들어선 정원 뒤, 살짝 경사진 지면을 따라 자리 잡은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식당을 제외하면 교내에서 유일하게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학생과 직원이 이용하는 장소다. 타마 미술대학 도서관은 이처럼 학교 구성원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자, 갈 계획이 없던 이조차 캠퍼스를 거닐다 가볍게 들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 한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동선과 시선이 건물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도록 이토 토요는 비규칙적인 아치 형태 구조물들을 배치해 건물을 지었으며, 외벽은 유리로 둘렀다. 투명한 유리 벽이 시야를 가로막지 않아 도서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인위적으로 끊기지 않고 연속성을 이룬다. 또, 원래 지면의 경사를 가공하지 않고 그 위에 그대로 들어섰기 때문에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1층에 놓인 의자를 보면 독특하게 생긴 것들이 많은데, 기울어진 지면을 고려해 후지에 카즈코Fujie Kazuko가 디자인한 결과다. 그는 이외에도 책장과 같은 도서관 가구 디자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