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기,
저자 윤다솜

에디터: 김선주
사진: 신형덕

살짝 구운 찹쌀떡처럼 노르스름하니 보드라운 하얀 털, 까만 초코칩이 박힌 분홍 코, 영롱하고 푸른 눈. SNS에서 20만이 넘는 팔로워를 자랑하며 수많은 랜선집사를 둔 순무의 성장과 일상을 담은 책 『순무처럼 느려도 괜찮아』가 지난 4월 출간됐다. 아픈 유년 시절을 보낸 순무는 겁이 많고 소심해서 취미는 경계하기요, 특기는 숨는 것이었다. 지금의 엄마, 아빠인 저자 부부는 그런 순무가 스스로 마음을 열고 다가와주기를 천천히 기다리기로 했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으니까. 덕분에 순무는 조금씩 세상에 제 영역을 넓혀갔고, 여전히 겁은 많지만 엄마 아빠와 한결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도 조급할 것 없다. 순무처럼 느려도 괜찮으니까.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글 쓰는 직업을 꿈꿨어요. 그래서 글 쓰는 전공을 나와 방송작가 일을 하기도 했고요. 일을 그만두고 글 쓰는 일과는 잠시 멀어져 있었는데, 순무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순무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저도 예전부터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마음 깊이 있었기 때문에 순무와의 만남부터 함께 성장해온 시간을 글로 쓰게 됐어요. 덕분에 순무와의 나날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것과 키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무게인데, 어떻게 순무를 데려오기로 결정하게 되었나요?
남편과 저 둘 다 고양이를 굉장히 좋아해서 결혼하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제가 결혼하면서 몸도 아프고 많이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정말로 고양이를 키워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다가 5개월 된 고양이를 개인 사정으로 못 키우게 돼 입양 보낸다는 글을 봤어요. 흐린 사진 속의 얼굴이 슬퍼 보이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끌렸죠. 원래 유기 동물 보호소 같은 곳에서 데려올 계획이었는데 이 아이도 파양된다고 생각하니 안쓰러워서 일단 만나보기로 했죠. 전 주인 일정에 맞춰서 밤 12시에 골목길 가로등 밑에서 처음 봤는데, 보자마자 왠지 함께 살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남편이 품에 딱 안은 순간 얌전히 있는데, 그 순간 묘연이라는 게 진짜 있구나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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