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있는 그대로, 죽음
에디터: 김지영
자료제공: 마루벌
발그스레한 뺨에 푸른색 옷을 입은 죽음은 분홍색 자전거를 타고 항상 어디론가 향한다. 부드러운 털을 가진 작은 동물에게도, 긴 코를 가진 코끼리에게도,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동물에게도, 주름이 많은 사람에게도 찾아간다. 때로는 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뱃속의 생명을 찾아갈 때도 있다. 죽음은 새가 눈 뜨기 전 아침 일찍 찾아가기도, 태양이 하늘 아래 사라진 후 늦게 찾아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죽음을 반기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불을 밝히고 맞이하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죽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죽음이 사라지면 누가 이 땅에 태어나는 모든 생명의 자리를 마련해줄까? 죽음이 떠나면 누가 새로운 단어와 꿈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죽음은 삶과 하나다. 삶과 죽음은 모든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그들은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가까운 곳에 늘 함께 있다. 삶과 죽음엔 사랑이 있다. 사랑은 모든 슬픔과 미움을 없애고, 매일 당신을 찾아갈 수 있고, 사랑은 우연히 죽음을 만나더라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죽음은 사람과 하나이고, 사랑과 하나이고, 바로 우리와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