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Society 책 속 이야기: 사회

일상으로의 모험
행복한 아이들 시몬과 누라처럼

에디터: 지은경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자식을 둔 부모에게 질문해 본다. “당신의 아이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그럼 대다수의 부모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지 않을까?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행복해지는 법은 매우 단순하고도 쉽다.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으며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머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그런데 우리는 이 쉬운 것을 이루지 못하고 산다.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해도, 구구단을 잘 외우지 못해도, 또 남보다 약간 뒤처져도 괜찮다는 사실을 우리는 용납할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는 한 번도 그것들이 괜찮다고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메마르고 치열한 경쟁사회만을 알고 살아온 불행한 부모들은 자신의 좁은 세상 안에서 굴절되어버린 그릇된 욕망을 죄 없는 아이들에게 뒤집어씌운다. 2017년 3월의 대한민국,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고 있는 이 땅. 지금을 사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이 사뭇 절실해진다.

가족의 탄생
9살 시몬과 6살 누라는 벨기에 겐트에 사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 사랑을 했다는 시몬과 누라의 아빠인 쿤라드(생물학 교수)와 엄마 트뤼스(사회복지사)는 오랜 동거 생활 후 시몬의 나이 8살 때 결혼식을 올렸다. 순전히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방편이었다. 벨기에 전통 결혼식에서는 사랑과 신의의 징표로 비둘기를 날려 보내지만 이들은 슈퍼마켓의 냉동식품 판매대에서 구입한 산비둘기를 손에 들고 맹세했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겠지만 혹시라도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닥칠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을까? 다만 지금 현재 후회 없도록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야.” 쿤라드와 트뤼스는 연애 시절부터 함께 전 세계를 여행했다. 여행 중 트뤼스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시몬을, 모로코를 여행하던 중 누라를 임신했다. 시몬의 중간 이름인 코피Kofi는 아프리카 토착어인 아칸어로 금요일을 뜻하는데, 이는 바로 엄마인 트뤼스가 시몬을 가지게 된 요일이다. 누라는 모로코의 흔한 여자 이름 중 하나다. 이렇게 탄생한 시몬과 누라 가족은 여전히 수많은 장소를 여행한다. 매년 여름과 겨울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곤 한다. 또 치열한 한 주가 지나면 거의 매 주말마다 카누 캠핑을 떠난다. 이들의 여행은 멋진 호텔이나 글램핑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생존 방식에 입각한 시스템을 갖춘 캠핑이다. 일단 평평한 장소를 물색 후 온종일 노를 젓느라 피곤한 어깨로 텐트를 친다.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면 고생은 배가된다. 하지만 숲속에 설치된 티피 텐트 안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도 아늑하다. 모닥불의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들으며 멋진 요리를 해 먹는다. 언제나 요리 당번은 아빠 쿤라드다. 밤이 늦으면 텐트 안에서 잠을 자고 날이 밝으면 또다시 카누에 모든 짐을 싣고 강줄기를 따라 물살을 가르며 유유히 떠내려간다. 시몬과 누라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둘러싸인 숲에서 깨어나는 아침이 얼마나 상쾌한지, 또 새벽녘 텐트 위에 이슬이 또르르 맺히는 소리가 얼마나 기분 좋은지, 세무아 강의 백조들이 날개를 펼치면 얼마나 커다란지, 숲속에서 발견하는 도롱뇽과 온갖 벌레들이 얼마나 경이로운 색상을 지녔는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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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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