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 이달의 화제

유토피아,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에디터: 지은경, 유대란

시대마다 새로운 이념과 꿈, 이상향은 항상 존재해왔다. 그것은 대부분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미래를 향한 희망에서 시작되곤 했다. 어떤 꿈은 그저 꿈으로만 끝나는가 하면 어떤 꿈들은 현실로 혹은 그와 유사하게 실현되는 듯했으며, 또 다른 꿈은 끔찍한 악몽으로 변질되어 인간을 속박하고 고통을 안겨주기도 했다.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차이점은 꿈을 꾸고 미래를 그리며 현실로부터 도피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그 차이가 인간의 역사를 바꾸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왔다. 그리고 그 갈망은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또 우리는 어떤 꿈을 꾸는가?

유토피아에서 태어난 인류
유토피아는 그리스어의 ‘없다’라는 뜻을 가진 ou, ‘장소’라는 뜻을 가진 topos를 조합한 단어로 ‘어디에도 없는 장소’,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적인 사회’를 가리킨다. 1516년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의 저작 『유토피아』에서 처음 등장한 이 단어는 혁명가들과 정치가들에 의해 가장 많이 쓰인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토피아는 훨씬 이전부터 인류에 의해 그려지고 있었다. 인간이 서술한 최초의 유토피아는 초기 기독교 사상에서 출발한다. 신에 의해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이론에 따르면 인간 역사의 바탕은 유토피아 위에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창세기 첫 장에 신이 빛과 어둠, 우주를 만들고 땅 위에 에덴동산과 숲, 동물들 그리고 끝으로 인간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한 내용이 나온다. 에덴동산은 신이 인간을 위해 만든 지상의 낙원이었다. 그곳은 모든 동물들이 사이 좋게 뛰어놀며 맛 좋은 과일들로 가득했다. 그 속에서 인간은 모든 것을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지만 신에 의해 유일하게 금기시되던 선악과를 뱀의 꼬임으로 따 먹은 후 에덴동산으로부터 쫓겨나는 최후를 맞는다. 그 외에도 성경에는 수많은 유토피아의 모습이 그려진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강가에 우거진 수풀과 사자와 양이 함께 뛰어노는 곳 등 인간을 종교라는 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세계를 끝없이 그려낸다. 과연 금기시되었던 선악과가 존재하던 세상은 유토피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유토피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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