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January·February, 2016
월요병 처방전
Editor. 박소정
트위터에 ‘월요일을 알리는 개XX’라는 닉네임의 계정이 있다. 이 계정의 주인은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쯤 뜬금없이 “월월” 하고 끊임없이 짖어댄다. 꿀맛 같던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이 목전에 와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월요병의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승화해낸 이의 아이디어가 쌈박하다. 그렇게 주말을 웃음으로 마감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어본다. 그런데 잠이 들려는 무렵 불현듯 떠오른다. 월요일 오전 회의, 아, 이를 어쩐다. ‘지금이라도 자료를 찾아봐야 하나’ ‘어디서 아이디어 하나 안 떨어지나’ 하고 발을 동동 굴려본다. 그럴 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카피라이터로 오랜 시간 일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학, 음악, 미술, 사회 등 분야를 막론하고 지식과 지식을 연결해 새로운 생각을 전달한다. 저자는 이웃 간 층간 소음을 두고 신영복 선생의 정신승리를 떠올린다. 선생은 만약 위층에서 아이가 쿵쿵 뛰어 시끄럽다면 올라가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주며 아이와 안면을 트라고 전한다. 그러면 덜 시끄러워진다고 한다. 사실 물리적 소음은 똑같다. 그런데 일면식도 없는 아이 대신 얼굴을 아는 아이가 뛰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의 성난 마음은 누그러져 소리를 작게 듣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영화 ‘그녀’와 ‘어바웃 타임’에 나오는 블랙으로 처리된 화면에서 소리만 흘러나오는 것을 두고 우리가 평소 잘 인지하지 못했던 ‘부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고 말한다. 관객은 영화에서 늘 존재해야 할 구성요소인 영상이 사라지고 소리만 남게 되면서 영화의 감정 흐름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취해야 할 것은 몰랐던 사실도 아니고, 책 속에 나온 아이디어도 아니다. 우리는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길게 호흡하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는 뇌의 회로를 활성화하면 된다. 기분 좋은 친구를 만났을 때 그 에너지가 며칠간 내 삶에 머물 듯,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신선한 생각으로 월요일 오전 회의에서 빛을 발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