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우주선 타고 태양계로 출발!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봄의 정원
가족여행이라고 하면 모름지기 가족 모두가 큰 가방에 옷가지와 신발을 싸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나 기차,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 신나게 혹은 평화롭게 보내는 것이라고만 생
각했다. 여기 ‘매일매일 별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별가족’이 있다.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들이 좋은 우주선을 타고 함께 태양계로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대체 어떻게 간단 말인가? 현재 민간인으로서 우주선을 타고 갈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은데, 심지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우주선보다 빠를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태양과 행성, 소행성, 혜성, 별똥별을 차례대로 만나고 돌아오면, 푸른 행성 지구의 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더 소중하게 느끼게 될 것이란다. 우리는 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을 번쩍 들었다.
“저희도 탈게요! 자, 우주선 출발!”
『별가족, 태양계 탐험을 떠나다』는 첫 장부터 다짜고짜 엄청 멋진 우주선을 운운하더니 어느새 우리를 태양계 탐험에 합류시킨다. 우주여행을 정말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기대감이 생길 즈음 별가족의 첫째 김재범 어린이가 쓱 나타나 가족 소개로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별가족은 아빠, 엄마, 재범이, 솔이 이렇게 네식구인데 아빠와 엄마 모두 천문학을 공부했다. 별학교에서 우주를 가르치는 선생님인 아버지와 천문학도였던 어머니의 영향이 큰 덕분인지 재범이는 우주 과학에 관심이 많아, 이번 태양계 탐험의 탐험 일기를 기록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야무지게 가족을 소개하는 재범이를 보며 흐뭇함과 동시에 아이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 좋겠다!” 하며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넓은 마당이 있는 양옥집에 살고, 큰길 너머에는 밭, 집 뒤에는 낮은 산이 있는 경기도의 작은 도시에 살고 있는 데다가 ‘매일 아침 마당으로 달려 나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면, 굉장히 상쾌하고 좋다는’ 재범이 가족의 주거 환경은 부러움
그 자체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어쩌다 흙을 밟고 모래놀이하며 노는 게 대단한 이벤트로 여겨지는 데다 일주일에 겨우 한 번 등교해서 교실 안에서조차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
는 요즈음은 더욱 그렇다. 여하간 재범이의 별가족 소개가 끝나자마자 함께 태양계로 떠나긴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거운 우주선을 타고 다니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는 약 149,600,000km(일억 사천 구백 육십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단히 긴 거리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은 지구 말고도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있다. 그뿐 아니라 소행성, 우주 먼지 등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이 가족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주 탐험을 떠날 때에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부엌에서 냉장고만 열면 있는 과일이나 채소를 가지고 지구의 행성과 소행성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으며, 밀가루만으로도 별들의 기원과 생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온천에 가서 온탕과 냉탕에서 첨벙거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행성의 일교차를 체험하기도 한다. 위성의 태풍 사진을 보면서 목성의 대적점과의 차이를 명확히 확인한다. 끊임없이 생활 속에서 우주로 탐험을 가는 이 가족이야말로 훌륭한 탐험 안내자이자 여행 동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