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March, 2016
여행 필수템
Editor. 이수언
학창 시절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 느낀 것은 스스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잘 모른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 왔다는 동양애가 구글링하면 나올 법한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나도 외국인들도 계속 말하기 진부한 노릇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여행은 막연히 동경만을 갖고 떠난 어딘가 모자란 감상이지 않았나 싶다.
그런 여행의 아쉬움을 가진 영혼에게 제로퍼제로에서 펴낸 『대한민국의 국보』는 다음 여행 때 꼭 들고 가고 싶은 책이다. 대한민국 국보 총 317건(1~319호 중 지정해제된 2건 제외)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이 책은 명칭과 시대, 장소, 크기만 표기하여 그래픽에만 집중했다. 허술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단한 설명, 크기, 소재지, 지정번호 등 핵심 정보만을 모았다. 궁금한 사람은 알아서 더 찾아보고 아니어도 상관없는 그래픽 딕셔너리로 간단히 보기에도, 파고들기에도 적합한 책이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색색의 둥글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표현한 디자이너의 감각 역시 돋보인다. 진즉 이 책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뭐 어떠랴. 앞으로 이 책과 함께 여행을 많이 하면 될 것이다. 다음번에는 외국인 친구를 만나서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두 유 노 금동보살삼존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