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하비투스의 장소연, 이시주 대표. 그들은 올해 초 새로운 형태의 북 리뷰 매거진 『오글리』를 출간했다. “읽히는 책만 읽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책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해서 다양성 문제를 건드리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한 다양한 책에 대한 리뷰, 그 첫 시도가 『오글리』였고요.” 어릴 적 만화책방이나 서점에 가서 손으로 책장을 훑으며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아날로그적 경험을 되살려 정해진 『오글리』의 첫 주제는 ‘우연한 발견’이다. “특히 애정이가는 건 「오글리뷰」예요. 친한 북 코디네이터분이 바깥 외출이 힘든 분들을 위해 온라인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저희가 직접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이 코너를 위해 오글리 팀원들은 한날한시 채팅방에 접속해 책에 대한 경험과 인상을 공유하며 책을 더 잘 읽을 수 있는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인상적이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희는 리뷰가 꼭 텍스트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사진이나 영상, 그밖에 다양한 형태일 수도 있죠. 그래서 잡지가 가장 적합한 매개체라 생각했어요. 어쨌든 저희를 알려야 하는 타깃은 독서를 즐기는 분이고, 그런 분들에게는 매체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질 좋은 리뷰가 많고 신선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기획에 있어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책을 만들 때보다 책이 나온 이후 더 큰 책임감이 생겼다. 하비투스 대표들이 처음 생각했던 리뷰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이 리뷰를 다시 책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저희는 플랫폼과 콘텐츠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어요. 커뮤니티를 표방하지만 좋은 콘텐츠를 다루고 싶거든요. 같이 갈수도 있지만 분명 부딪히는 부분이 있어요.” 하비투스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위해 독자와 계속 소통하며 앞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매거진 외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리뷰를 써서 작은 책으로 만드는 리뷰 워크숍 ‘오글리뷰서클’과 책 리뷰를 보내주는 이메일 서비스 같이 소통의 가능성이 열린 채널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에요.”
하비투스의 두 대표가 추천하는 책은 마쓰이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로, 노 건축가와 그를 뒤따르는 주인공 청년의 아름다운 여름날을 담은 소설이다. “저희의 공동체가 이런 형태였으면 좋겠다고 북 코디네이터분이 추천해주신 책이에요. 이 책은 순수하게 어떠한 화자의 기억을 훑는 느낌이죠. 읽으면서 책은 하나의 기억, 경험의 재분화라는 걸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