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물에서의 서핑, 머나먼 파도 위에 우뚝 선 서퍼들의 숨을 앗아가는 멋진 사진, 특별 제작한 서핑 보드를 보며 사람들은 감탄한다. 하지만 멋있다고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야기도 하다. 거대한 자연, 바다의 규모와 맞서야 하고 드높은 파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서퍼들은 마약과도 같은 바다의 부름에 언제나 떠날 채비를 한다. 2016년 게슈탈튼Gestalten에서 발행한 『서프 오디세이』는 현대인들의 서핑 숭배를 하나의 문화이자 삶의 방식으로 바라보며 기록한다.
우리는 서핑을 이야기할 때 야자수와 비치보이 등 너무도 익숙해 진부한 장면들을 먼저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서핑의 주류 저 너머에는 서핑의 진정한 본질을 탐색하고 기념하고자 하는 창의력과 공동체, 그리고 독립심이 미지의 바다와 만나 대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차가운 물 속에서의 서핑은 아드레날린을 뿜어낸다. 책은 아프리카의 험난한 지형을 넘어서는 장면과 서퍼들을 환영하는 발리의 모험 사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여정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자연을 찾는 대장정이자,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기도 하다. 이로써 인간은 온갖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수중모험으로 가득한 파도와 만난다. 『서프 오디세이』는 서퍼들이 지닌 다방면의 정신을 보여준다. 전 세계의 바다와 파도의 형태를 묘사하며 각기 다른 파도의 움직임을 포착한 사진들을 담고 있다. 서퍼들의 생활 방식과 바다를 마주하는 자들의 정신이 각 사진 속에 깃들어 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인식시키며 끝없이 밀려드는 파도의 물벽을 포획하는 스릴 사이에서 인간과 자연의 참된 연관성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