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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가게를 찾아서,
도쿄 서점 탐방기
에디터: 지은경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아시아에서 독서문화와 출판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은 누가 뭐래도 일본이다. 가벼운 책에서 묵직한 책, 재미 위주의 책부터 학구적인 책까지 어떤 형태의 책이든 일본에서 만날 수 없는 책은 없다. 또 오른쪽부터 읽어내려가는 독특한 방식의 일본 책들은 어쩐지 특별한 느낌까지 준다. 다양하면서도 간단 명료한 일본 책들이 가득 쌓여 있는 공간을 탐색하는 일은 그 어떤 모험보다도 흥미롭다. 전 세계를 휩쓰는 디지털 문명 속에서도 도쿄의 많은 서점들은 아직도 제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서 있다. 동네 골목마다 자리 잡고 있던 그 많고 많은 우리네 서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도쿄의 서점들을 둘러보다 보니 그저 부러운 마음만 가득할 따름이다.
일본 전역으로 점포를 확대하는 주식회사 CCC가 설립한 다이칸야마 쓰타야 서점은 책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머물러도 부족할 만큼 이상적인 공간이다. 숲 속의 도서관이라는 콘셉트로 지어진 이곳은 총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인문, 문학, 예술, 자동차, 오토바이, 요리 등 다양한 주제로 나뉘어 있으며 각 층마다 북마스터가 상주한다. 또 여행책 코너 옆은 여행 상담이 가능한 카운터가 있고, 2층에는 ‘안진’이라는 이름의 북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화 공간들이 젊은 층을 겨냥한 것과는 달리 쓰타야는 노인층을 위한 공간과 애완견과 함께인 고객을 편의를 위한 애완견 탁아소도 마련되어 있다. 이외에도 자전거 산책로가 설계되어 있는 등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책의 거리로 유명한 진보초(神保町) 거리를 걷다 보면 노란 리본들이 가득 붙어 있는 쇼윈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인문학 서적과 사전, 그리고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 친절한 설명이 적힌 종이들과 함께 헌책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어 마치 과거의 서가를 연상시킨다. 거기에 한몫 더해 책에서 풍기는 오래된 향이 과거로의 향수마저 불러일으킨다. 좋은 책을 구입하기에도 안성맞춤이지만 옛 정취가 느껴지는 진열 방식만으로도 좋은 구경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