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 of Life : 삶의 아틀라스
Shopping Carts by Jamil Hellu
에디터: 지은경
우리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혁명적인 공헌을 한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2018년 3월 14일 7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우주와 별, 그리고 우리의 근원에 관한 물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존재들이다. 태양계는 약 45억 6천만 년 전에 초신성의 잔해가 모인 성운에서 태어났고, 성운은 태양과 그 주변을 도는 작은 행성들로 분화했다. 지구는 안쪽에서 세 번째 궤도 주변에 있던 미행성들이 합쳐진 것으로 그때 우리 몸을 이루는 원소들이 지구에 자리를 잡았다. 별에서 온 우리는 언젠가 다시 별로 돌아갈 것이다. 스티븐 호킹처럼.
갈릴레오가 세상을 떠난 지 300년이 되던 날에 태어난 스티븐 호킹은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고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조정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건강했던 그는 어느 날 계단을 내려가던 중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남은 시간은 길어봐야 2년이라는 통보를 받고 죽음을 항상 마음 속 어딘가에 간직하고 살아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에 격렬하게 맞서기도 했다. 배움과 지식에 대한 강한 애착이 그를 삶에 안착시켜 주었을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는 끝없이 연구를 이어갔다. 블랙홀과 빅뱅, 시간 연구에 대한 탁월한 이론을 제시했으며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열역학이라는 물리학의 세 가지 근원적 이론을 통합한 ‘호킹복사’ 이론을 통해 우주의 실체에 다가가기도 했다.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는 바짝 마른 몸 안에 갇혀 있었지만 그가 머릿속에 품었던 우주는 그 누구의 것보다 크고 담대하며 자유로웠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시간의 역사』와 『호두껍질속의 우주』 『시간과 공간에 관하여』 그리고 자신의 생애를 이야기한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등이 있다.
“나는 지난 49년 동안 곧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살아왔다. 죽음이 두렵지는 않지만 빨리 죽고 싶지도 않다. 나는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그의 영혼이 저 광활하고도 고요한 우주에 편히 잠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