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벌집이 너무 좁아!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고래이야기
연필로 그린 듯 얇고 섬세한 선,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따뜻한 색감을 사용한 그림책 『벌집이 너무 좁아!』. 이 그림책은 고래이야기 출판사의 ‘공동체’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협동의 공동체인 꿀벌 사회를 통해 이주자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꼬집어 보고 우리 사회를 만들어갈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복잡한 그림에도 가독성을 고려한 배려와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는 작가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소리를 내어 읽는 것이 아이의 언어능력, 인지능력, 학습능력의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왔다. 다만,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혼자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은근히 귀찮은 마음도 생기고, ‘혼자 읽는 연습도 해야 하지 않나’ 조바심이 들어 많이들 책 읽어주기를 그만두어 버린다. 읽기 독립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부모와 함께 책 읽는 것이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에서도 보이듯, 책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책 속 활자와 그림을 읽고 보는 것 이상으로 관련 주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힌다. 게다가 더 많은 호기심, 질문을 유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함께 읽기를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책을 골라 읽고 난 뒤 이야기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덧붙이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 경우, 책을 고르게 된 이유나 해당 책 혹은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함께 생각하기 어렵다.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 생산적인 책 읽기 시간이 되려면 상호작용interaction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화하며 책을 읽는dialogic reading 것도 도움이 된다. 이는 책의 어휘, 내용,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이 어려운 경우에 특히 유용하다. 그러나 다양하고 좋은 질문을 효과적으로 하고 받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형아, 오늘은 내가 고른 책도 함께 읽어봐도 돼?”
“엄마가 읽고 싶은 책이 있구나?”
“응, 『벌집이 너무 좁아』라는 책이 재미있어 보여서 말이야. 내용이 궁금하지 않아?”
“벌들이 우습게 생겼네. 이 책이 궁금한 이유가 특별히 있었어?”
“재형이가 말한 것처럼 벌의 배 부분이 부푼 풍선같이 커다랗고 얼굴은 작고 우습게 생겼어. 저렇게 몸집이 커서 벌집이 좁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더라고.”
“아빠처럼 배가 나오면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많이 탔을 때에 불편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