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aeg: Art 책 속 이야기: 예술
망가시아
: 아시아 만화의 원더랜드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자료제공: 바비칸 센터 Barbican Center
만화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대다수는 일본 만화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큰 눈과 고운 다리를 지닌 귀여운 소녀, 정체를 알 수 없는 희귀한 종의 의인화된 동물, 파워 넘치는 공상과학 슈퍼 영웅, 신체를 변형하는 괴물 생명체, 혹은 환상에 젖은 극단적인 성행위가 얽힌 장면 등이 우리가 일본 만화에서 만나는 가장 보편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만화가 아시아에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망가시아Mangasia』는 아시아 만화 예술의 큰 역사와 문화를 담은 책이다.
만화 역사가인 폴 그래빗Paul Gravett은 300페이지 분량에 이르는 자료수집과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일본, 남한과 북한, 인도, 중국,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심지어는 부탄과 캄보디아, 동티모르, 몽골, 베트남의 신흥만화 작품을 통해 아시아 만화의 역사적 기원을 포착하려는 야심찬 시도를 했다. 『망가시아』가 다루는 만화사는 19세기 초 인도 삽화가 들어있는 책과 일본의 우키요에 목판화 만화에서부터 최신 디지털 만화, 스마트폰을 위해 태어나 오늘날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까지 이어진다. 일본 ‘망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만화’, 중국의 ‘만후와’가 뒤를 잇는다. 극단적인 일본 만화, 즉 포르노 만화 및 병리학적으로 귀여움을 추구하는 작품 혹은 기괴한 사례 중 일부가 망가시아에서 자주 눈에 띄는 이유는, 이러한 과한 표현이 일본 만화에서 과잉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 대중문화 시장이 성장하고 진화하면서 일본의 이와 같은 예술적, 문체적 형식이 제법 많이 확산됐다. 일본 만화의 이 같은 강세는 경제발전과 대중문화 생산, 사회적 관습 및 예술적 자원이 이미 한 국가의 전통과 문화적으로 이용되면서 만화 문화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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