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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세상을 엿보다

사진: 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에디터: 지은경

예전엔 동네마다 만화방이 존재했다. 어린 학생부터 나이든 아저씨까지 뒤섞여 만화를 읽던 그곳은 아련한 추억과 음지의 느낌이 혼합된 특별한 공간이다.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책들을 방에 쌓아 놓고 누워 친구들과 돌려보면 왠지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소설과 달리 금방 읽혀 내려가는 만화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가슴 설렌 꿈을 꾸었다. 한동안 만화방 문화가 사라져간다고 느꼈는데, 어느새 만화는 새롭고도 다양한 모습으로 부활해 여전히 많은 사람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었다. 만화광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만화방과 만화서점 몇 곳을 찾아가 보았다.

즐거운 작당
2014년 4월 1일 만우절에 생긴 즐거운 작당. 개점일도 일부러 만우절로 정했다고 하니 즐겁고 재미있는 만화와 왠지 더 잘 어울리는 인상을 준다. 만화를 너무도 사랑하는 한 개인의 넓은 만화 서재를 컨셉으로 디자인된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는 만원만 내면 온종일 원하는 만화를 마음껏 볼 수 있다. 만화책이 책장과 더불어 계단 사이사이에도 들어있으며 주기마다 즐거운 작당에서 선정한 도서가 입구에 전시되기도 한다.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음료와 간식을 파는 카페가 있어 하루 종일 공간을 이용함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나라 독립만화와 마블 코믹스, 일본만화, 미국과 유럽권 작가들의 그래픽 노블이 전시되어 있어 다양한 만화 세상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포구 독막로7길 23
02-336-9086

북새통
만화책의 성지라는 표현이 붙는 몇 안 되는 만화서점 중 하나인 북새통은 근 20년째 만화만 취급하는 유통회사이자 만화서점이다. 약 5만에서 7만 권 사이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만화서점으로, 국내에 출판·유통되는 모든 만화를 구할 수 있으며 인기 만화
뿐 아니라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30~40여 명 개인 창작자들의 100여 종 독립출판 만화를 판매하기도 하는 등 만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넓은 공간에 빼곡히 꽂힌 만화책과 그 앞에서 눈빛을 반짝이며 책을 고르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만화책이 문화적으로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마포구 홍익로6길 57
070-7519-2008

유어마나 가게
독립서점에 유어마인드가 있다면 독립만화서점으로는 유어마나를 추천한다. 이곳은 만화책도 판매하고 작가들의 일러스트가 담긴 엽서와 포스터, 문구 상품 등도 함께 전시한다. 이곳은 웹진 < 유어마나>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과의 친근한 만남을 유도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펼치는 독립작가 및 SNS 인기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입구부터 아기자기하고 예뻐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찾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봐야 할 장소다. 서적과 일반 팬시 용품을 모두 합쳐 약 300여 종의 물건이 작은 공간에 모여 있으며, 독립출판 만화와 하이브리드 만화 위주로 엄선한 유어마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두 달에 한 번씩 전시를 개최하는 등 판매 외에도 다양하고도 왕성한 행사를 벌이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도 좋다.
마포구 와우산로29길 14-19
070-4409-2801

클럽보다만화
클럽이 많은 동네 홍대에 위치한 ‘클럽보다만화’는 클럽보다 흥미로운 만화의 세상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2016년 4월에 문 연 이곳은 환한 빛이 가득한 창가 자리와 만화의 세상에 심취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편안하고 아늑한 카페 같은 인상을 주어 기존의 만화방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하고 있다. 2만 권의 책이 갖춰져 있는 이곳은 최근 사랑을 받는 인기 웹툰 작품과 코믹, 순정만화, 최신작과 더불어 시대를 뛰어넘는 유명한 만화 작품을 두루 갖추고 있다. 평일 한 시간에 2,400원을 내면 원하는 만화를 마음껏 볼 수 있으며 만화방 입구에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마련돼 있다. 주로 연인끼리 혹은 혼자서 즐기기 이상적인 곳이지만 주말엔 온 가족이 출동해 만화를 즐기기도 한다.
마포구 잔다리로 23, 2층
02-336-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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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티안 슈티제 © Sebastian Schuty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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