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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책 정글,
잠 못 이루는 시애틀의 책 읽는 밤
에디터: 지은경,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시애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영화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닐까? 시애틀을 밤낮으로 지켜주는 스페이스 니들을 통해 보이는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마음을 달뜨게 한다. 항구에 늘어선 선상가옥들과 높은 빌딩의 현대적인 모습이 대조를 이루는 곳, 이곳은 괴짜(geek)들과 음악, 책, 커트 코베인, 아마존, 그리고 스타벅스의 고향이다. 이 시애틀에서 최첨단의 도시가 가진 낭만적인 풍경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1973년, 몇몇 서점이 힘을 모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안의 집단 서점을 세운 것을 계기로 이곳 레프트 뱅크 북스는 시애틀의 급진적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해왔다. 서점은 약 1만여 권의 책을 70여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책들은 급진적인 독립출판물과 반귄위주의적 무정부주의 서적 등 문학과 학술에 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 책들은 서점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기 위해 함께 노동하는 직원들, 즉 집단 서점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개개인의 관점을 반영한 다양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무정부주의 소설과 페미니즘, 이민의 연구, 인종 및 문화 연구, 시각 및 청각 장애, 그래픽 소설과 육아, 노동의 역사, 과학소설과 성, 환경 결정론 등 방대한 주제의 섹션으로 나뉘는데, 주제 설정의 접근 방식 또한 매우 남다르다. 서점을 설립한 이들은 무정부주의자로, 서점에는 상사나 서점 관리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점 운영에 관한 사항들은 격월제로 시행되는 회의에서 합의과정을 거친 후 결정된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변화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서점은 고유의 특색을 간직한 채 서점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번창하고 있다.
992 Pike Street, Seattle, WA 98101
www.leftbankbooks.com
당신이 만약 기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에이다의 테크니컬 북스 & 카페에서 그 갈망하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괴짜들이 사랑하는 모든 종류의 책, 디자인 상품, 각종 이벤트와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우리 속에 숨어 존재하는 모든 괴짜를 꾀어 부르고 있다. 서점은 괴짜나 천재를 상대할 때 전혀 당황하지 않도록 깊은 지식과 흥미로운 아이템을 추천할 수 있는 직원만을 고용한다. 직원들은 그 어떤 괴짜를 상대하든 고객의 필요사항과 특정사항을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새로운 분야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서는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지를 술술 이야기할 수 있다. 에이다 서점은 인류가 끝없이 배우고 진화하고 협업하며 동시에 놀 수 있다고 강력하게 믿는다. 에이다 서점은 그저 멋진 디자인의 쾌적하고 다양한 상품을 잘 갖추어놓은 동네에서 인기 많은 곳이 아니다. 이곳은 모든 대학생이 후미진 구석 자리를 꾀어 차고앉아 목이 구부러질 정도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며, 온종일 진기한 아이디어 상품(그 쓸모에 대해서는 미정이지만)들을 만지작거릴 수 있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당신이 진정한 괴짜라면 에이다 서점은 당신의 깊고도 깊은 지식의 우물을 가득 채우고 당신의 호기심에 양식을 선사하며 당신이 비로소 속해야 할 세계와 만나게 해줄 것이다.
사진: 신디 어플라이 © Cindy Apply
425 15th Avenue EastSeattle, WA 98112
www.seattletechnicalbooks.com
서점에 들어설 때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곳을 떠날 때쯤이면 당신의 배 속에서 아우성치는 꼬르륵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북 래더는 시애틀의 유일한 요리책 전문 서점이자 요리의 모든 것에 관한 최고로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 서점 주인이 한 권 한 권 직접 손으로 골라 모은 방대한 요리책 컬렉션과 친밀한 분위기의 요리 수업, 그리고 방문자들이 자유롭게 맛볼 수 있도록 선반 전체에 올려놓은 맛있는 수제 초콜릿은 이 서점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특별함이다. 캐리비안 터쿠아즈 색상으로 칠해진 벽 넘어 오븐 속에서 구워지고 있는 맛있는 쿠키의 향이 종종 서점 안을 가득 메우기도 한다. 빈티지 요리책들을 구경하는 동안 당신은 갑자기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따뜻하고도 행복한 기분에 사로잡힐 것이다. 1년 내내 진행되는 요리 수업과 더불어 저자들의 사인회와 요리 시범 이벤트, 그밖에도 각종 행사가 오감을 즐겁게 자극해주는 이곳은, 시애틀을 넘어 미국에서도 단연 최고의 요리책 전문 서점 중 하나로 꼽힌다.
4252 Fremont Avenue N, Seattle, WA 98103
www.booklarder.com
이 고양이 친화적인 서점은 공상과학소설과 문학 분야의 다양한 중고책을 저렴한 가격에 고를 수 있는 곳이다. 서점의 직원들은 책이나 당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직선적으로 이야기하는 매우 괴팍하고도 지나치게 솔직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서점이 매력적인 이유는 구하기 힘든 멋진 책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점과, 해피아워 시간을 잘 맞추어 간다면 명시된 책 가격에서 25%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서점 옆에 위치한 바우하우스 커피숍을 통하면 휠체어 입장이 가능하다.
2001 N.W. Market Street
Seattle, WA 98105
www.twicesoldtales.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