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of Tales 동화 꼬리잡기

너희들이 바로 ‘컬러 보이’다.

에디터 전지윤
자료제공 비룡소

“너도 ‘컬러 보이’인 거야?”
‘당연히 그렇다’는 대답을 기대했는데, 조심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내가 색깔이 많지는 않은데, ‘컬러 보이’라 할 수는 있겠지. 나는 파란색이야. 파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하늘이나 바다가 없다면 얼마나 답답하겠어!”
“너의 친구들도 모두 색이 있어?”
“물론이지. 비슷한 색이 있어도 가만 보면 다 다른 색이지. 모두
다르니까.”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형형색색 옷을 입은 아이스크림 가게 아저씨가 원색의 옷을 입은 주인공에게 지어 준 별명이자 제목인 『컬러 보이』는 2148년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공상과학 장편동화이다. 배경은 방사능에 오염되고 세계 대전과 폭력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 남은 인간들이 모여 세운 ‘미르국’이다. 미르국은 인간과 인간 대신 모든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 할리가 사는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이지만, 의문이 드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갑자기 아빠들의 행방이 묘연해져 미르국의 아이들은 아빠가 없다. 학교에서는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랄 수 있다며 ‘바누슈슈’라는 음료를 배급해 강제로 마시게 한다. 그리고 주인공 상민이를 이런 것들보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상민의 엄마이다. 로봇 ‘할리’를 제조하는 상민의 엄마는 친구 수랑의 엄마와는 달리 차갑고, 대통령은 바뀌어도 로봇 할리의 제조자는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대단한 권력을 갖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뭉스러운 사건들을 캐고 다니다 상민과 수랑은 곤경에 처하고 마는데, 그때에 수랑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어도 괜찮냐는 섬뜩한 협박을 하는 것도 바로 상민의 엄마이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을 수도 있어
“폭염에 복면 쓰고 불구덩이 쳐 박힌 내 기분을 니들이 알아? …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마미손, ‘소년점프’ 가사)
표지의 컬러 보이를 보자마자 나와 아이는 ‘어, 마미손!’이라고 소리쳤다. 국적은 불명, 고향은 음악이라는 알다가도 모를 소리를 하지만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중도 탈락했으면서도 기존 힙합 음악계에 도발을 멈추지 않는, 핑크색 고무장갑 같은 복면을 뒤집어쓴 정체불명의 래퍼, ‘마미손’ 말이다. 복면을 썼다는 것 말고도 엉뚱하고 껄렁대는 모습 역시 그를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그 소년은 누군가가 겨누고 있는 조준점의 정중앙에 있다. 도대체 왜 아이를 겨누고 있는 걸까? 병원처럼 깔끔한 회색의 미래 세계에 어울리지 않은 원색의 헐렁한 옷이며 주머니에 손을 꽂고 주위를 살피는 모습까지. 대체 이 아이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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