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Chaeg: Society 책 속 이야기: 사회
난민을 바라보는 불편한 미학, 리처드 모스
The uncomfortable aesthetics of
Richard Mosse’s vision on the refugee crisis
글/에디터: 세바스티안 슈티제 Sebastian Schutyser / 지은경
사진: 리처드 모스 © courtesy of Richard Mosse and MACK
아일랜드 사진작가 리처드 모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중동, 북아프리카 및 유럽이 계속해서 직면하는 난민과 이주민의 위기를 군용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왔다. 이 연구의 핵심은 정부와 사회가 난민을 인식하는 방법을 밝히고 질문하는 동시에 난민들이 견뎌야 하는 비인간적 조건을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다. 먼 거리에서 클로즈업해 볼 수 있는 군용 카메라는 30km가 넘는 거리에서도 체온을 포함한 열방사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카메라는 장거리 감시에 사용되기 때문에 국제법에 따라 무기로도 간주되며, 종종 첨단 무기 시스템과 연결되어 상대의 위치를 치명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리처드 모스가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세네갈, 소말리아 출신의 난민과 이주민들의 여행 경로를 추적하는 데 사용한 카메라 역시 바로 이 ‘무기’였다.
그의 ‘캐슬’, 즉 ‘성’ 시리즈는 중동 및 중앙아시아에서 터키를 거쳐 유럽 연합에 이른 난민들의 캠프를 세심하게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그의 또 다른 시리즈인 ‘인커밍’이 전쟁과 박해 및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수백만 이주민의 엄청난 여정을 취재한 것이라면, ‘캐슬’은 피난민들이 끝없이 겪어내야 하는 변방의 지옥과도 같은 가혹한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난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오늘날 우리에게 삶의 터전을 잃어 무기력해진 난민은 어쩌면 텔레비전 뉴스 화면을 장식하기 위해 존재하는, 한낱 전시용 오브제에 불과하진 않을까? 그들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참한 상황 역시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라서, 그들의 불행에 우리가 속하지 않음에 안도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