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g’s choice
책이 선택한 책
December, 2020
그대에게 건네는 평화
글.김지훈
책방마니아. 독립출판 컬렉션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소개한다.
이후진프레스는 독립서점 이후북스에서 만든 출판사다. 이곳에서 열두 번째로 출간한 책『춤추고 노래하고 요가하는』을 소개해 볼까 한다. 저자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고, 요가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른다. 다행히도 이 책에는 요가와 관련된 아주 상세한 내용이 거의 없고, 일부 나와 있는 부분에는 주석을 달아 나같은 요가 문외한이 책을 읽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쓴 김이현 씨는 서울 마포구에서 요가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광주 태생, 88학번으로 군대 제대 후 시작한 화물차 운전일을 10년 가량 꿋꿋이 하다가 2002년 경 임산부 요가를 다니던 아내의 제안에 요가원을 차린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그는 유연성이 딱히 좋지도 않았으며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지도하는 것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그가 30대 중반 정도에 돌연 요가원을 차리고, 인도로 요가 연수를 떠났다는 건 도전적이긴 하지만 무모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누구든지 다 마찬가지겠지만, 흥미를 느끼게 되는 일이 생기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지고 즐거워지면 더 알고 싶어진다. 더 알고 싶어지면 몰두하게 되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게 요가는 그렇게 찾아왔다.”
그는 해외 컨퍼런스 등을 통해 수많은 선생에게 다양한 요가를 배웠으며, 현재는 국내외 요가 관련 컨퍼런스 및 페스티벌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것은 직업일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꾸준히 배우고, 배움의 경험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에서는 요가인의 삶을 살고 있는 김이현 씨가 직접 경험한 내용과 깨달음을 엿볼 수 있다.
“그 노력과 수용도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것과 같은 길이다. 나는 그 길을 즐겁게 걷고 싶다. 크리슈나는 생이 축제라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그러니 언제든 이렇게 말한다. 춤추고 노래하고 요가하라고.”
여전히 매일, 많은 독립출판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 김이현의 책을 읽으면서 개인의 힘으로는 쉽게 깨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여러 고정관념과 허상을 조금은 벗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몸과 마음의 수련을 통해,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포기를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