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인터뷰

궤도 밖에서 이상을 만나다,
작가 박상

에디터: 박소정
사진: 신형덕

“어쩌면 우리들은 너무 외롭거나 절망하지 않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것 아니었나?” 이에 동의하는 이라면 주저 말고 그의 궤도에 올라탈 것을 권한다. 등단 10년 차, 평범함을 거부한 채 웃기기 위한 소설을 써온 작가 박상의 첫 음악 에세이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이 나왔다. 일상과 여행을 오가며 음악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감성을 자극하는 코드가 기존 음악 에세이와는 차원이 남다르다. 생활밀착형 언어와 특유의 웃음 코드로 무장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웃음을 투척하는 한편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과 농밀한 음악적 사유에 홀리듯 빠져들게 된다.

지금까지 소설만 써오시다 처음으로 에세이를 내셨어요. 무엇보다 음악 에세이라 더욱 눈길이 가는데요, 어떤 계기로 음악에 관한 글을 쓰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YES24에서 『채널예스』를 기획하면서 음악 섹션에 글을 써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제가 음악을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는데 아마 문인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연락을 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평소에 음악을 좋아하고 여행 에피소드도 많으니까 이 두 가지를 잘 버무려 쓰면 괜찮겠다 싶어 쓰기 시작했죠. 그런데 한 2년 지나니까 소재도 고갈되고(웃음)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도 부족하니까 좀 힘들더라고요. 덕분에 나름 열심히 음악 공부를 하면서 썼어요. 그때 쓴 글을 모으고 미발표 원고를 더해서 이번에 책으로 나오게 됐죠.

‘본격 뮤직 에세이’라는 부제와 달리 책 제목이 연애 에세이 같기도 하고 묘한 느낌이에요.(웃음)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가 있나요?
제목은 늘 마지막까지 고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재할 때 ‘박상의 턴테이블’이란 코너에서 소개했으니 이걸 제목으로 갈까 하다가 제가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해서 관뒀죠.(웃음) 여러 후보를 놓고 고민하다가 편집자분이 책에 쓴 글 제목 중에 하나를 써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서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을 고르게 됐어요. 저도 ‘사랑’이나 ‘끈적한 것’에서 풍기는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는데,(웃음) 볼수록 입에 착착 붙고 괜찮은 것 같아요.

책에서 락, 가요, 일렉트로닉, 클래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이 나오는데요, 이 중에서 음악에 처음 눈 뜨게 해준 장르는 무엇인가요?
음악은 고등학교 때부터 쭉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때는 주로 헤비메탈을 들었죠. 시끄럽고 강렬한 느낌의 음악 위주로 듣고 조용한 음악은 잘 안 들었어요. 그런데 한 십 년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발라드나 포크가 귀에 들리더라고요. 음악마다 들리는 시기가 다른 것 같아요. 최근에는 블루스랑 재즈를 찾아 듣고 있어요. 이제야 찾아 듣는 단계라서 뭐라고 말하기는 그런데, 하여튼 들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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