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럽 녹색 수도European Green Capital로 선정된 오슬로는 명실상부 노르웨이의 문화 중심지이다. 최근 이곳에 신(新) 다이크만 도서관Deichman Library이 새로이 문을 열었다. 노르웨이의 가장 오래된 도서관 중 하나였던 오슬로 시립도서관의 이름을 계승한 이 공공 도서관은 본래 2020년 3월에 개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6월 18일에야 공식 개관했다. 다이크만 도서관은 ‘퓨처 빌트Futre Built’ 프로젝트 시범사업 중 하나이다. 퓨처 빌트는 건축가, 공무원, 학계, 기업이 온실가스를 50% 이상 줄이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에 옮기는 민간 주도 프로젝트로 2008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도서관 건물 디자인을 맡은 아틀리에 오슬로 Atelier Oslo와 룬트하겜Lundhagem의 건축가들은 단열과 환기 시스템, 자재 등에 친환경 건축을 위한 장치만을 선별하여 사용했다.
다이크만 도서관이 자리하는 비요르비카Bjørvika 지역은 도심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 이동 편의가 잘 구축되어 있다. 덕분에이 거대한 도서관에는 주차장이 없다. 예전에는 오슬로 운하의 화물 항만과 연계된 주요 간선도로와 교차로가 있었지만 지금의 비요르비카는 아름다운 건물과 멋진 자연환경이 공존하는 현대적인 지역이다. 화물들이 쌓여 있던 곳에는 가게와 식당, 사무실, 아파트, 갤러리, 호텔 등이 들어서 있으며 심지어 해변과 해수욕장, 오슬로 최초의 도시 농장(『Chaeg』 37호 92~99쪽에 소개되어 있다)과 붐비는 사우나도 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지역에서 235년의 오슬로 공공 도서관의 역사도 새로 쓰이고 있다. 다이크만 도서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서관의 역할과 가능성을 실험한 곳이다.
45만 권의 장서가 들어있는 13,500㎡ 면적의 6층짜리 대형 도서관은 혁신으로 채워져 있다. 다채롭게 꾸려져 있는 어린이 자료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거나 팟캐스트를 제작할 수도 있고, 피아노를 배우거나 옷을 만들고 비치된 3D프린터도 사용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처음 보는 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이제껏 해본 적 없던 방식으로 도서관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가만히 앉아 오슬로 피요르Oslo Fjord의 경치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건물 내부는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설계되어, 한 지점에 들어서면 다른 지점으로 자연스럽게 이끌려 내부 구석구석을 탐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