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우리는 별이 빛나는 하늘 아래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향해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자연은 장엄함 속에 삼켜지고 광대한 세계에 감탄하고 싶은 모험심 넘치는 우리의 내면 아이를 끌어내어 어루만진다. 삶의 우선순위와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실내 문화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전염병이 만연한 동안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세계 여행에 대한 열망은 지금 머무는 도시로 부터 탈출하려는 새로운 욕구를 피어나게 했다. 그 마음의 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인 사람들은, 건물 숲이 아닌 진짜 숲속의 소담한 오두막을 꿈꾸기 시작했다.
‘오두막’이라고 하면 흔히 벽난로에서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과 노출된 목재 구조, 고르지 않은 마룻바닥을 상상하곤 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오두막은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지만, 앞으로의 오두막은 전과 달라질지도 모른다. 책 『Cabin Fever』는 건축가의 현대적인 아이디어와 자연을 결합시킨 새로운 오두막의 열풍을 예고한다.
오두막은 절제된 인테리어가 있는, 밝고 열린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런 공간은 주변 경관의 탁 트인 전망을 집 안으로 가져온다. 책에 등장하는 오두막들은 관대하면서도 절제되고, 시적이지만 개방적인 디자인으로, 마치 현지 토속어와 민속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처럼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이들은 세심하게 고안된 각진 구조와 지지대로 구성되어 있거나 절벽의 가장자리 틈에 끼어 있는 집의 형태를 하고 있기도 하다.
우거진 숲에 자리 잡은 나무 위 집이건, 산이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는 유리 벽 건축물이건, 현대적인 오두막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근본적인 상태로 되돌려 놓는 힘을 가졌다. 자연을 오롯이 자신의 품 안으로 받아들이는 작은 공간, 우리가 머무는 호텔은 별 4개, 별 5개의 호텔도 아닌 수만 개의 별이 쏟아지는 최고의 호사를 누리는 대자연의 한가운데다. 따뜻하게 품어 줄 편안한 잠자리만 마련된다면 작은 오두막은 가장 완벽한 집이 될 수 있다.
울창한 산림지대, 혹은 거대한 물줄기가 내려다보이거나 심지어 자연환경에 아예 노출되어 있기도 한 매력적인 오두막들. 임팩트 있는 이 작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들은 산과 들 여기저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책에 소개되는 건축가들에는 빅BIG, 시구르드 라르센Sigurd Larsen, 그리고 노르므 아키텍츠Norm Architects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담대하고 창의적인 디자이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건축가들과의 인터뷰와 더불어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이러한 오두막을 만드는데 사용된 정교한 공학적 방법을 탐구하며 오두막이 자연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방법 역시 제안한다. 이 책은 반드시 오두막만이 아니라, 오두막에서 사는 삶을 둘러싼 맥락과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산장과 하이킹 쉼터 문화와 역사를 탐구하고, 필요에 맞춰서 변화하는 조립식 오두막 운동을 살피며 오프그리드Off-grid 라이프 스타일의 매력을 쏟아낸다. 움직이는 오두막을 한 장소에 설치했을 때 내부를 장식하는 방법과 팁, 그리고 야외활동을 위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